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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감히 설영준에게 얕은수를 써

숨을 헐떡이던 송재이가 고개를 들더니 설영준이 한 말을 곱씹어봤다.

설영준은 송재이가 알아듣지 못했음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침대에서 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힘들다고 앵앵거리잖아.”

설영준은 이렇게 말하며 송재이의 손을 놓고는 성큼성큼 테이블로 향했다.

송재이는 그제야 설영준이 잠자리에서 보여준 그녀의 표현을 못마땅해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쳇, 그래도 3년이라는 시간을 견딘 거 보면 영준 씨도 이런 타입 좋아한다는 거야.”

송재이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설영준이 이를 듣고는 고개를 들더니 차갑게 웃었다.

“맞아. 내가 원래 병약한 거 좋아해.”

병약하다는 말에 송재이는 원래 발끈해야 맞았다.

하지만 그 뒤로 따라오는 ‘좋아한다’는 말에 송재이는 마음이 간질거렸다.

송재이는 입술을 앙다물더니 반박하려 했지만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설영준은 매번 그랬다.

약 올리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 그녀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러니 매번 여러 감정이 뒤섞여 화가 나도 쏟아낼 수가 없었다.

송재이는 아직 사무실 입구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혼자 씩씩대는 모습이 어딘가 풋풋하면서도 귀여웠다.

설영준은 난감하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송재이가 답답했다. 그런 송재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설영준이 끝내 입을 열었다.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설마 일부러 그런 거야?”

“...”

송재이가 초롱초롱한 눈을 크게 뜨고는 이렇게 물었다.

“뭐가?”

“저번에 내가 너 오해해서 미안해하고 있는 거 알고 있었잖아. 그리고 아까 같은 돌발 상황에서 약하게 나오면 어떤 요구든 내가 거절하지 못할 거라는 거 알고 그런 거 아니야?”

안 그래도 설영준은 송재이에게 미안했고 보상해 주고 싶었기에 눈에 훤히 보여도 그냥 넘어갔다.

평소에 설영준에게 좋게 좋게 말해도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송재이는 하필 그런 돌발 상황에서 말했다. 이에 설영준은 송재이가 얕은 수로 그를 이용하려 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히 누가 천하의 설영준에게 얕은수를 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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