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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의도적인 보호

송재이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민효연이 설영준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

설영준이 송재이에게 ‘설명’을 끝내자 맞은편에 앉은 민효연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현아한테는 내가 잘 말해둘게. 하지만 너도 잘 알고 있지? 너랑 관련된 일이면 현아도 고집이 만만치 않다는 거...”

“녹음은 아까 이미 들려드렸어요. 저도 일 크게 만들 생각 없어요. 그냥 이 결혼을 무르고 싶을 뿐이에요.”

설영준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마치 수다를 떠는 것처럼 가벼운 말투로 말했지만 사실 하는 말마다 가시가 돋쳐 있었다.

“최대한 두 집안의 화기를 깨지 않는 상황에서 잘 얘기해 볼게. 좋게 끝내야지 않겠어?”

민효연이 이렇게 덧붙였다.

“현명하십니다.”

“아쉽게도 현아와 우리 그이도 현명할지는 모르겠네.”

민효연이 난감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영준이도 너도 나랑 약속해. 현아가 무슨 짓을 했든, 앞으로 무슨 짓을 하든 용서해 줘.”

“대표님 벌써 미래를 대비하시는 거예요?”

설영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민효연의 웃음이 점점 난감해졌다. 그러더니 별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니까 딸 앞길은 생각해야지.”

설영준이 차갑게 웃으며 장기판에 마지막 장기를 두었다.

“노력할게요.”

설영준이 이렇게 대답했다.

...

약혼 취소.

좋게 끝낸다.

용서해달라.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너무 놀라워 송재이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입을 뻐끔거렸지만 딱히 끼어들 입장은 아니었다.

이때 이층에 있던 도우미가 연우의 손을 잡고 내려왔다.

인기척을 들은 송재이가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영준은 손에 장기 말을 든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서야 설영준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송재이와 연우가 피아노 앞에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요새 연지수라는 아가씨와 스캔들이 많던데 이 시점에 우리 현아와 약혼을 취소하면 경주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 거야.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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