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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날 어떻게 홀렸는지 너는 알 거 아니야

이런 남자와는 절대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는 걸 주현아는 잘 알고 있었다.

차분해진 주현아는 연약함으로 전술을 바꿨다가 안 되면 물고 늘어졌다.

매일 설영준에게 전화했고 그가 받으면 울먹이기 일쑤였다.

그러다 설영준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도 화면에 주현아의 이름이 뜨자 미간을 찌푸리며 바로 차단해 버렸다.

설영준이 민효연을 찾아간 것도 민효연이 주현아를 타일러줬으면 해서였다.

주현아는 늘 민효연을 존중했기에 민효연의 말이라면 조금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설영준은 주현아의 집착을 얕잡아봤다.

좋게 헤어지면서 두 집안의 건강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는 건 그의 바램에 불과했다.

기회는 줬으니 잡을지 말지는 그들의 선택이다.

...

설영준은 핸드폰을 옆에 던져두고는 좌석에 몸을 기댄 채 손에 든 담배를 천천히 태웠다.

그렇게 한 시간이 또 지나갔다.

송재이는 레슨을 마치고 연우와 민효연에게 인사하고 별장을 나섰다.

얼마 걸어 나오지 않았는데 시야에 어딘가 익숙한 까만색 벤틀리가 들어왔다.

그쪽으로 걸어가 보니 설영준이 안에서 자고 있었다.

시계를 확인한 송재이는 설영준이 지금까지 가지 않고 기다린 것에 의아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데 설영준이 눈을 떴다.

매서운 눈빛에 송재이는 멈칫하더니 이렇게 물었다.

“왜... 아직도 안 가고?”

오늘 송재이가 입은 하늘색 원피스는 좀 짧은 편이었다.

아까 연우와 피아노를 치고 있을 때부터 설영준은 밖으로 드러난 송재이의 하얗고 긴 다리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그러다 연우의 악보가 바닥에 떨어졌고 송재이는 다리를 오므리고 허리를 숙여 주었다.

머리를 한쪽으로 젖히자 그녀의 긴 머리가 주르륵 쏟아져 내렸고 이에 송재이는 손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이 동작이 설영준을 세게 끌어당겼다.

송재이는 모를 것이다. 허리를 숙여 물건을 줍는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말이다.

설영준이 가지 않은 건 그녀를 기다리기 위한 것도 있었다.

저번에 송재이는 죽음으로 다시는 그와 잠자리에 들지 않겠다고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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