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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옛 사진

진주로 가서 하는 공연은 보름 전에 이미 결정한 사안이었다.

이번에 가면 아마 진주에 3일에서 5일은 있어야 한다.

곧 송재이의 생일도 다가온다.

송재이는 혹시나 그때 돌아오지 못하면 엄마와 함께 따듯한 국수 한 사발도 먹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 하여 생일을 미리 축하하기로 했다.

올해는 엄마가 돌아가신 첫해였다.

매년 엄마와 같이 생일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공원묘지로 향하는 날은 하늘이 씻은 듯이 파랬고 햇빛과 바람이 좋은 날이었다.

송재이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갔다.

오늘 집에서 나올 때 평소에 신던 하이힐을 신고 나온 게 실책이었다. 절반까지 갔는데 발이 아픈 것이었다.

그때 머리 위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얼떨결에 고개를 들어보니 뒤에 선 남자가 보였다.

송재이가 멈칫하더니 이렇게 불렀다.

“도정원 씨?”

도정원은 슈트를 차려입고 있었지만 표정이 어딘가 조급해 보였다.

송재이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정원 씨,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매달 도정원은 공원묘지에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보러 왔다.

하지만 방금 받은 전화에서 아버지가 차 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수술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일이 터질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도정원은 얼른 돌아가려 했다. 그러다 중간에 송재이와 마주친 것이다.

“혹시 송 선생님도 가족 보러 왔어요?”

도정원이 물었다.

송재이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한 손에 국화와 백합 꽃다발을 들고 다른 손에는 보온이 되는 도시락을 들고 있었다.

“엄마 보러 왔어요.”

도정원에게 급한 일이 있어 보이니 송재이도 그를 잡고 더 얘기를 나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간단하게 몇 마디 주고받고는 각자 갈 길로 떠났다. 도정원은 밖으로, 송재이는 묘지를 향해 걸어갔다.

한참을 더 걷고 나서야 도정원의 걸음이 서서히 멈췄다.

도정원이 고개를 돌려 송재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마음속에 담아뒀던 의문이 송재이를 마주칠 때마다 점점 커지기만 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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