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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값싼 노리개

뜨거운 사랑을 나눈 후 설영준은 매우 만족한 표정으로 셔츠 단추를 잠그며 생각했다.

그와 송재이는 정말 몰래 사랑을 나누는 사이 같았다.

저번에는 사무실에서, 지금은 차 안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다.

전에 만난 3년도 남들 모르게 몰래 만났었다. 단 한 번도 정상적인 관계인 적은 없었다.

설영준은 진심으로 웃으며 이런 관계도 참 짜릿한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이런 일에 늘 관대한 편이었다. 남들이 모른다고 생각할수록 더 짜릿했다.

“방금... 뭐라고?”

얼굴이 빨개진 송재이가 손을 이마에 얹더니 눈을 찌푸렸다. 머리와 옷은 이미 헝클어져 있었고 누가 봐도 한바탕 거사를 치른 뒤의 모습이었다.

송재이의 이런 모습이 설영준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돌아와. 같이 자자.”

무겁기만 했던 송재이의 마음이 한순간 하늘로 붕 뜨는 듯한 느낌이었다.

송재이가 황급히 손등으로 눈을 가렸지만 설영준은 그녀가 웃고 있음을 알아챘다.

손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결국 그러지 않고 다시 운전석에 기대앉았다.

차 안은 다시 정적이 흘렀다.

송재이는 자신이 설영준의 노리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알고 있었다.

돌아가면 뭐 해? 3년을 더 허비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송재이는 마음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

“주씨 집안 아가씨와 약혼 취소하면 곧 송씨 집안, 고씨 집안, 조씨 집안 아가씨가 줄지어 올 텐데. 영준 씨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은 그런 집안 여자예요. 나는 나이가 들어서 이제 놀아줄 힘이 없어요.”

이제 겨우 25살이었지만 송재이는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것 같은 노련함이 느껴졌다.

설영준은 다시 담배가 생각났다.

전에 송재이가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던 게 떠올랐다. 아마도 임신해서였겠지.

지금은 아이가 없으니 괜찮겠지?

설영준은 담뱃갑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더니 입에 갖다 댔다.

차 안은 금세 연기가 자욱이 피어올랐다. 창문을 열어둬서 그런지 그렇게 매캐하지는 않았다.

“아파?”

설영준이 갑자기 물었다.

사랑을 나누기 전부터 갈라졌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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