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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매정하기 그지없는 사람

공연이 끝나고 송재이는 얼른 백스테이지로 왔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바깥에서 소동이 들렸다.

문을 열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연지수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다. 그중에 보디가드도 보였다. 조금 전까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시끄러워졌다.

송재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가서 보려는데 트렌치코트를 입은 중년 여자가 연지수의 팔목을 낚아챘다.

연지수가 당황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 중년 여자가 바로 귀싸대기를 날렸다.

“빌어먹을 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순간 그저 옆에서 싸움을 말리던 보디가드들이 잽싸게 앞으로 나서서 중년 여자를 제압했다.

연지수는 얼얼한 볼을 감싸고는 신고하겠다고 이리저리 고아댔다.

송재이는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직원을 불러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했다.

직원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지켜보며 신비로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말도 마요. 다 연지수 씨가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에 설영준 씨와 춤을 추는 사진이 인터넷에 퍼졌잖아요. 그러면서 계속 스캔들이 났었거든요. 근데 설 대표님은 약혼녀가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면 알면서 세컨드 노릇을 한 거라는 소린데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가정주부들이 듣고 화가 난 거죠…”

주부들은 원래도 이런 일에 잘 반응하는 타입이었기에 순간 도덕의 화신이 되어 뜻이 맞는 다른 주부들과 함께 ‘세컨드를 타도하자’는 명목하에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었다.

송재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하려는데 멀지 않은 곳에 선 설영준이 보였다.

설영준은 연지수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맞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 표정 없이 자기와 관계없다는 듯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보디가드와 경찰들이 그 주부들을 연행해 갔다.

연지수는 지금 꼴이 매우 처참했다.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머리가 다 뜯겼고 옷도 다 찢겼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었다.

오늘은 원래 연지수에게 최고의 날이어야 했다.

연지수는 얼떨결에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가 설영준을 발견했다. 순간 연지수는 쥐구멍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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