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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한때 아이가 있었어

잠시 후 송재이는 배불리 먹고 딴 곳으로 주의를 돌렸다.

그녀는 옆에 있는 연우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여주며 즐겁게 놀았다.

설영준은 마침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송재이는 자신을 쳐다보는 느긋하면서도 거침없는 그의 눈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줄곧 머리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바로 이때 설영준이 대뜸 테이블 밑에서 그녀의 다리를 휘감았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낯부끄럽게 이게 무슨 짓이야?’

송재이는 숟가락을 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그녀는 드디어 참지 못하고 머리를 들어 그를 째려봤다.

다만 그는 도정원과 얘기를 나누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테이블 아래에서 엉큼한 짓을 벌이는 사람이 본인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송재이는 울화가 치밀었다!

...

설도영은 옆에 앉아 줄곧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원래 입을 꾹 닫고 일을 벌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 나이대 아이들은 가끔 구경거리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이들 중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오직 설도영만 송재이와 설영준이 한때 연인 사이란 걸 알고 있다.

설도영은 오지랖도 넓은 편이고 또한 송재이가 워낙 마음에 들어서 설영준과 꼭 잘 되길 바랐었다.

인제 드디어 어렵게 기회를 찾았으니 일을 벌이고 싶었다.

“재이 쌤, 연우랑 참 다정하게 지내시네요? 쌤에게도 아이가 있다면 분명 더 예뻐하실 텐데. 제 말 맞죠?”

설도영은 턱을 괴고 무심코 말을 내뱉은 양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송재이는 고개 돌려 그를 쳐다봤다.

이에 설도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쌤, 애들 외모는 부모님 유전이래요. 나중에 쌤 결혼하고 아이 낳으려면 절대 못생긴 남자 찾으면 안 돼요. 적어도 우리 형처럼 잘생겨야 한다고요! 두 분이 아이를 낳으면 대체 얼마나 이쁠까요? 감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그는 순진무구한 말투로 설영준과 송재이를 부추겼다.

말하는 사람은 별 뜻 없어도 듣는 이는 가슴이 쿡쿡 찔렸다.

설도영의 이 한마디에 뜻밖에도 설영준과 송재이 모두 동시에 안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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