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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아빠도 언니 많이 보고싶죠.”

세령이 말했다.

“그날 임유진을 만났는데 가소롭게도 임유진은 그 어떤 죄책감도 없었어요.”

“이제 그만. 그 여자 말을 꺼내지 마.”

진기태가 말했다.

말하는 사이에 계단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이 고개를 들자 강지혁이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저 만나러 왔나요? 무슨 일인가요?”

지혁이 담담하게 물으면서 두 사람을 힐끗 보았다.

지혁의 차가운 눈빛에 세령은 순간 오싹한 기운이 들었다.

그 당시 언니는 이 남자를 사랑했다.

세령은 아직도 언니 애령이 사랑에 빠진 눈빛으로 말한 것이 기억난다.

“세령아, 난 한평생 강지혁 같은 남자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는 아주 차갑고 이성적이야. 그를 안아도 그의 온도를 느낄 수 없어. 그는 아주 정교한 도자기 같고 그의 껍데기를 가진다해도 그의 속내는 알 수 없을 거야.”

그렇다. 세령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매번 지혁을 만날 때마다 그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지혁은 준수한 얼굴에 뒤에 GH그룹까지 있기에 이 도시에서 종횡무진할 수 있지만 세령은 단 한 번도 그와 엮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남자는 너무 무섭고 차갑다.

비록 언니가 그 당시 지혁을 죽도록 사랑해 지혁이 결혼을 승낙했지만 세령은 지혁이 언니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언니의 장례식에서 지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고 심지어 조금의 슬픔도 없었다.

“지혁아, 세령이 철이 없어서 이런 영향이 안 좋은 사고를 쳤어. 내가 이미 잘 타일렀으니 세령이와 소민준의 약혼식에 참석했으면 좋겠어. 세령이는 애령의 유일한 동생이야. 애령이도 네가 약혼식에 참석하길 바랄 거야.”

진기태는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혁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진기태를 바라보았다.

진기태는 여러 해 동안 백화점을 운영하며 위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사위에게 기세가 눌린 채 자신의 생각이 이미 상대에게 들킨 것 같았다.

“네. 철이 없긴 했어요.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한 거는 말할 것도 없고 그깟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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