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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다만 자리를 뜨기 전에 진세령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임유진의 뒤에 강지혁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헤어졌다는 소식은 뭐지?

뭐가 됐든 강지혁이 뒤에서 지키고 있는 이상 임유진을 건드리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진세령은 임유진 때문에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것을 떠올릴 때면 이가 갈렸다. 그런데 강지혁이 옆에 있어 존대하는 건 물론이고 심기를 건드릴까 봐 굽신거려야 하니 더더욱 분통이 터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감옥에 있을 때 죽여버리는 거였는데!’

“오빠, 강지혁이 우리를 이대로 보냈으니 별문제 없는 거겠지?”

소민영은 오히려 후련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억지로 사과하지 않아도 되고 돈을 쓰지 않아도 되니 이 정도면 체면을 지킨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반면 소민준은 지금 머리가 복잡했다.

그가 아는 강지혁은 절대 이 정도로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한번 전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까 소민영이 그렇게 임유진을 모욕했음에도 강지혁은 뺨 한번과 몇 마디로 끝을 냈다. 이건 그냥 봐준 거나 다름없었다.

정말... 이대로 봐준 걸까?

소민준 역시 확신할 수 없었기에 소민영에게 그저 당부의 말만 했다.

“아마도 그럴 거야. 하지만 앞으로는 조심해. 다시는 임유진 건드리지 마. 그때는 우리 집안에도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니까.”

그러자 소민영이 입을 삐죽거리며 비아냥거렸다.

“강지혁이 없으면 별것도 아닌 년이. 흥, 언젠가 강지혁에게 버림받는 날이 오면 내가 진짜 걔 다리를...!”

“그만해!”

소민준은 그녀의 말을 끊고 거세게 호통쳤다.

“아까 그 상황을 보고도 아직 그 입 놀리고 싶어? 다른 한쪽 다리도 병신 되고 싶어서 그래?!”

이에 소민영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입을 꾹 닫았다.

진세령은 소민준을 보면서 조금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임유진을 만났을 때 소민준은 미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었다.

‘설마 임유진과의 추억에 젖기라도 한 거야? 그런 거야?’

당연히 이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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