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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신유리는 우서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차 안은 아주 어두웠다. 창밖을 내다보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우서진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좌석에 기대어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무언가 타이핑하고 있었고, 산만한 웃음도 두 번 정도 들렸다.

그러고는 갑자기 눈을 치켜뜨고 건들거리며 서준혁에게 말했다.

“준혁아 나 타임 광장에서 내려주면 돼. 일이 좀 있어서.”

서준혁은 백미러로 그를 한 번 쳐다보며 물었다.

“날 네 운전기사로 생각하는 거야?”

“아니, 여자가 약속을 잡잖아.”

우서진은 말하며 방금 자신과 약속을 잡은 여자의 음성메시지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애교 넘치는 여자 목소리가 그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서진 오빠, 언제 와?”

우서진이 놀기 좋아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서준혁은 앞쪽 길목에 차를 세우고 담담한 목소리로 우서진에게 말했다.

“방소천처럼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 저지르지 마.”

우서진이 말했다.

“내가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

  그는 말하고 차에서 내렸다.

  찬바람이 빗줄기와 뒤섞여 순식간에 신유리의 얼굴에 흩날렸다.

  그녀는 서준혁이 말하는 그 방소천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업계에서 소문난 바람둥이다. 얼마 전 그와 만났던 모델이 임신을 했는데, 죽자 살자 그에게 시집가려고 했다.

  하지만 방소천은 그러길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죽겠다며 건물에서 뛰어내리려 했고, 일이 이렇게 커지자, 방씨 집안에선 어쩔 수 없이 방소천을 그녀와 결혼시켰다.

  신유리는 고개를 들어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얼굴에 띈 차가움은 아주 잘 보였다.

  그러나 곧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유리 언니.”

송지음의 목소리에 신유리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송지음의 표정을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그림자만 흐릿하게 보였다.

송지음은 잠깐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

“유리 언니, 언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고민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약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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