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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신유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서준혁을 돌아봤다.

그녀는 요 며칠 병원과 별장 이외에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았다. 화인 그룹의 일도 곡연과 허경천이 도맡아 하고 있었다.

서준혁은 옷깃의 맨 위의 단추까지 모두 채우고 소매를 걷고 있었기에 신유리는 그의 팔의 상처가 이미 살색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상처에서 시선을 거두고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이곳은 성남의 별장구역이어서 대부분 부자가 거주하고 있었다. 이틀 전에 곡연과 물건을 사러 갔을 때에도 우서진을 봤었다. 다만 우서진은 그녀들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신유리는 이곳에서 서준혁을 만난 것을 별로 놀라워하지 않았다.

서준혁은 무표정으로 가만히 신유리를 바라보다가 키득거렸다.

“생활이 아주 좋아 보이네.”

신유리는 최근 강제 휴식을 취하며 임아중이 수시로 해온 찌개도 먹고 있었기에 이전보다 얼굴에 살이 조금 붙어 있었다.

다만 서준혁이 한 말은 분명히 호의가 아니었기에 그녀는 입꼬리를 말며 말했다.

“네가 다친 일에 대해서는 내가 병원비를 보상해 줄게.”

서준혁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비웃는 눈빛으로 말했다.

“병원비?”

오늘은 흐린 날씨라 먹구름이 하늘을 덮어 공기가 탁했다.

서준혁의 눈빛에 신유리는 손바닥에 땀이 났다.

“그래. 그리고 엄마와 주국병이 너에게 폐 끼친 거에 대해서도 사과할게.”

“네 사과가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지?”

서준혁이 냉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신유리, 어떨 때 보면 넌 정말 바보야.”

말을 마친 서준혁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넌 네가 멍청하다는 걸 모르지?”

서준혁이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신유리는 그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준혁이 언제 한번 이런 태도가 아닌 다른 태도로 그녀를 대한 적이 없었다.

신유리는 눈을 내리깔고 또 밖에서 잠시 서 있다가 돌아갔다.

8동과 6동 별장 사이에는 작은 화원이 있었다. 서준혁이 걸어갈 때 채리연이 문을 열었다.

채리연은 서준혁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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