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0화

“2억5천만이라고?”

서준혁의 말투에서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는 짜증 난다는 눈빛으로 도도하게 주국병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줄게.”

신유리는 고개를 번쩍 들고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서준혁의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가늘고 긴 속눈썹이 그의 눈을 가린 탓에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주국병은 너무 기뻤다. 그는 자신의 뒤에 두 명의 건장한 경비원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서준혁 쪽으로 목을 길게 빼며 말했다.

“정말이야? 정말 2억5천만 줄 거야?”

서준혁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기뻐하는 주국병을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경찰에게 잡혀가기 싫으면 꺼져.”

주국병이 여기에 온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이 얼굴의 흉악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뻔뻔스러운 모습으로 애원했다.

“그럼 잊지 말고 돈 보내.”

주국병은 옆에 있는 신유리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쓸모는 있네. 앞으로 서 대표 잘 모셔.”

악의가 담긴 주국병의 마지막 말에 신유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국병과 실랑이를 할 힘도 없었던 그녀는 그저 서준혁을 바라보며 속으로 2억5천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주국병은 10분 동안 소란을 피우다가 돌아갔고 구경하던 사람들도 그제서야 서서히 흩어졌다.

양예슬이 안타까운 눈길로 신유리를 바라봤다.

“유리 언니, 괜찮아요?”

신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어 그런지 초췌해 보였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네.”

고개를 든 양예슬은 서준혁의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는 신유리와 더 말을 나누고 싶었으나 서준혁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신유리에게 말했다.

“유리 언니, 제가 출근 카드를 찍지 않아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말을 마친 양예슬은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떠나가기 전에 작은 소리로 신유리에게 말했다.

“유리 언니,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나에게 전화하세요.”

아침 동안 소란에 시달린 신유리는 이제야 피곤이 몰려왔다.

그녀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서준혁의 담담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