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정이 도착했을때 김진우도 가게에 있었다. 그는 웃으며 김진우이랑 인사를 하고 물었다. "진우야, 너 오늘 출근 안 하는거야?"김진우는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빛 깊은곳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어제 저녁에 야근을 늦게까지 해서 아침에 좀 늦게 가도 괜찮아.""예정이 누나, 오늘 왜 이렇게 늦게 왔어?"김진우는 무심한듯 물었지만 실은 하예정과 그와 초고속 결혼한 남편의 근황을 물어보고 싶은것이다.효진이 누나가 그러는데 하예정과 초고속 결혼한 남편이 검색어사건에서 돕고 심지어 고향까지 함께 가서 반격할 증거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예정은 그쪽을 아주 고마워 한고 있다.김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도 예정이 누나를 돕고 싶었는데 예정이 누나가 기회를 안 주었다. 그날 그는 예정이 누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누나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나중에서야 하예정이 괜찮다고 문자를 보내였다. "오는길에 한 예쁜 아가씨가 도움을 청해서 그를 돕고 오느라고 늦었어. 맛있는 냄새, 효진아, 너 뭐 먹고있어?"하예정은 카운터안으로 들어가 앉으려고 했는데 맛있는 냄새에 발걸음을 돌리고 주방으로 향했다.김진우는 그를 따라가고 있는데 다가가서 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감히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 그가 여태것 배워온 교양도 그러지 못하게하고 있다. 그런행동은 하예정을 희롱하는 것이다.그는 그를 사랑하지만 존중한다. 아무리 그와 친해지고 싶고 안고 싶고 심지어 키스하고 싶어도 그런 감정들을 억눌러야 한다. 왜냐면 그녀는 이미 결혼을 하였기 때문이다.이 생각을 하자 김진우의 마음속에는 아픔이 스쳐 지나갔다. 하예정의 속에서 그는 그냥 동생이다. 그리고 하예정이 초고속 결혼대상이 필요했지만 그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내가 집에서 음식을 좀 챙겨왔어. 누나랑 효진이 누나 먹으라고."심효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진우가 하예정에게 알려주었다.그는 두 누나에게 정성가득한 아침을 가져다주로 왔다. 김씨 가문도 역시 호족이다. 그래서 집에 있는 요리사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하예정은 시원하게 응했다.그러고나서 김진우는 만족스러웠다.그는 토요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갑자기 차 몇대가 서점앞에 주차를 하였다. "내가 나가 볼게." 김진우는 말했다.그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얼마지나지 않아 그는 돌아오고 하예정에게 말을 했다. "예정이 누나, 누나 고향의 만만치 않은 친척들이야."하예정는 이미 배불리 먹었다. 그는 휴지를 한장 뽑고는 입을 닦으며 말했다. "오면 어때, 내가 그들을 무서워 할가봐?"그들이 여지까지 찾아오는것에 대해서 하예정은 전혀 의외롭지 않았다.여러 네티즌들 덕에 삼촌이랑 큰아버징들 그리고 사촌 형제들의 직장까지 다 밝혀냈다. 그들은 잘 나가고 이 사건때문에 실시간 검색어에 두번이나 올랐으니 그와 언니를 찾는데 어렵지 않다."하예정."하지명이 위주로한 하씨 형제들이 일곱,여덟명이 왔다. 그들은 온 몸이 명품으로 장식되였다. 그리고 사람마다 열쇠고리를 들고 있는데 가끔씩 열쇠고리를 흔들거렸다. 마치 그들의 열쇠가 황금으로 만든것 마냥.그러나 그들은 많이 피곤해 보였다. 하예정의 박격이 그들에 대한 충격이 컷고 네티즌들의 분노의 욕설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하예정은 할머니가 병원에서의 상황을 특별히 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참지못하고 그에게 디엠을 보내는 좋은 분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의 병실에 가서 지적하고 욕을 하여서 억척스러운 할망은 몹시 화가 났었다.그 많은 효자현손들이 다 병원에 있었는데 환자한명을 못 지키다니, 참 웃으운 일이다."어머, 웬일로 당신들이 찾아왔을까? 빠짐없이 다 모였네."그의 사촌형들은 이것 뿐이였다. 사촌 언니들은 시네로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시선을 끌려고 인터넷에서 가짜 소식을 많이 뿌려서 상황을 모르는 네티즌들을 바보취급 하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하씨네 일족에서는 그의 두자매를 편드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하예정은 카운터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공예품을 만드는 도구를 꺼내고는 파키라를 만들
"하지만 당신들이 흑백을 뒤바꿔 사실을 왜곡하고 불효라는 오명을 씌웠으니 병문안도 안갈거고 돈도 주기 싫어졌어. 당신들이 나를 욕하는데 거기에 또 찾아가서 욕을 먹어야 하나?""하예정, 그들은 우리의 할머니랑 할아버지야. 할머니가 욕을 좀 했으면 또 어때, 살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너희들이 어르신들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효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보러도 오지 않고 생활비도 안 주겠어? 그래 좋아, 너희들의 양심이 아프지 않다면 우리도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우리가 올린 글은 이미 삭제했어, 너도 올린 글을 삭제해. 니가 이러는거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줄 알아? 니가 이렇게 사이버 폭력을 하는것은 우리가 고소할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남매니깐 이렇게 찾아와서 합이를 보겠다는 거야.소송까지는 하기 싫으니까."말하는 사람은 하지문이였다. 그는 하씨 집안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이다. 그가 얘기를 할때는 윗자리에서 사람을 내려다보는 태도였고 또 하예정을 혼내는 말투였다.그리고 그의 말에는 역시 하예정자매들이 어르신을 보러 가지 않았고 생활비도 안 준다며 불효하다는 뜻이였다.하지문은 그때 당시 어르신들이 싸인한 계약서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생략하였다.하예정은 냉소하였다. "실컷가서 고소해. 소환장을 기다릴테니. 사이버 폭력? 당신들이 우리 자매를 사이버 폭력 시킨것은 아니고? 당신들이 우리한테 사이버 폭력하는것은 되고 우리가 사실을 밝히는것은 안 되는가? 당신들이 너무 하니까 네티즌들이 보다 못해 당신들의 직업이고 과거에 대하여 폭로한것이야.""그래, 우리는 효성이 없어서 할머니할아버지한테 생활비를 안 줬어. 그럼 하지문씨, 당신은 한달에 생활비를 얼마나 드리나요? 그리고 또 일년에 어르신들 보러 몇번이나 가셨나요?""눈과 마음이 썩은 사람은 양심이 있으리라고 기대를 하면 안되는거였어. 당시에 우리 자매가 어떻게 가문에서 쫓겨나고 우리의 집을 빼앗아 갔었는데, 당신이 이익을 재일 많이 얻지 않았나? 그들이 심지어 당
하예정의 제일 어린 사촌동생은 이제서야 열일곱여덟살 밖에 안된다. 마침 혈기왕창할 나이였다.그는 성격이 안 좋다. 하예정이 계속 병원으로 가기 싫어하고 인스타에 올린 글을 를 삭재하려 하지 않으니 성이나 하예정의 서점을 때려 부수겠다며 소리를 질렀다.하예정은 썰렁한 눈빛으로 스쳐보고 또 썰렁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감히 내 가게 를 부셜수 있으면 한번 부셔봐!!"그의 눈빛은 매섭고 차가왔다. 패기가 담긴 차가운 말은 하씨형제들을 왠지 모르게 위축되게 하였다."하지안."하지명은 고개를 돌려 제일 어린 사촌동생을 홀겨 보고나서 말 한마디도 감히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나서야 하예정을 보며 웃음을 짜내였다. "예정아, 지안이의 말을 듣지마, 얘가 원래 말투가 이래.""예정아 아까 둘째형도 말했듯이 우리는 친한 사촌남매고, 혈연관계도 엄청 가까워. 단번에 하자 두개를 못 쓴다고 우리가 망신당하면 넌 뭐 자랑스럽겠니? 이번 일은 우리가 잘못했으니 미안해, 사과할게 그냥 이렇게 끝내자,어?""돈은 안 내도 되. 다만 할머니보러 한번만 가줘, 할머니가 진짜로 널 보고 싶어서 그래. 요즘에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많이 자책하고 있어. 전에 너희들한테 무정한 일들을 많이 했고 세째 삼촌과 세째 숙모한테도 미안하다고.""예정아, 우리가 성인(圣人)이 아니기에 잘못할수도 있는거야, 그리고 잘못을 뉘우치면 되는것이고. 어르신도 이 많은 나이에 잘못을 뉘우쳤으니 사과할 기회를 한번드려라."양쪽의 관계가 완화되고 혈욱의 정을 카트로 내야만이 하예정이 인스타에 올린 글을 삭제하고 이 일이 끝나는것이다.돈은 그들이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질것이니 포기할수밖에 없다.실은 지금 그들도 후회한다.하얘정이 이렇개 딱딱하고 집안의 망신까지 주면서 일을 폭로하여 그들에게 반격하고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줄 알았으면 그들은 절대로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하예정자매들은 명성을 중히 여길줄 알았다. 그리고 도와줄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들을 돕고 오히려 자기가 당하
하예정은 허허 웃음을 터트렸다. "듣자 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잠자는 시간과 식사하는 시간을 빼고는 주구장창 내 욕만 하시면서 자신의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던데, 정말로 제게 사과를 하려는 거예요?"하지명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변명하려고 입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할아버지 할머니는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저들에게 설득을 당해 괜한 피해를 입을까 얼른 이 일을 마무리하려는 것이었다.쌍방이 합의만 하면, 열기는 빠르게 가실 것이다. 또 그 자리에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 네티즌들의 관심을 덜어낼 테니, 사람들은 이내 그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테고 그때가 되면 그들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이번 일은 그들에게 물이 배를 띄우는 동시에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인터넷은 강대하지만, 쉽사리 인터넷을 이용해 타인을 공격하다가 일단 반격을 당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다른 볼일 없으면 그만 떠나주세요. 괜히 여기에 우르르 몰려서 남 장사하는 데 방해하지 말고요."하예정은 더는 그들과 말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축객령을 내렸다.그러자 하씨 형제들의 얼굴이 구겨졌다.옆에 서 있던 심효진과 김진우는 그들을 경고가 담긴 눈빛으로 노려봤다.한참 뒤, 하지문이 말했다. "예정아, 용서를 해야 할 때는 용서를 해야 하는 법이야. 무슨 일을 하든 한발 양보를 해야 앞으로 서로 다시 좋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말을 마친 하지문은 먼저 등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하씨 집안의 그 세대에서 하지문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들 집안에서만이 아니라 마을에서도 그가 제일 능력이 출중했다.예전에는 마을에 돌아가면 하지문은 가장 추앙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촌 동생에게 반격을 당해 하마터면 체면도 못 차릴 뻔했으니, 하지문은 지금 여기서 하예정에게 욕을 먹고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하지문은 하예정이 형제간의 정은 전혀 없는 것 같아 하예정이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뭐가 됐든 사
김진우도 그 사람들은 대단하다 못해 감탄이 나올 정도라고 생각했다. 뻔뻔하기도 뻔뻔했고,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하예정, 방금 전의 대화 내가 다 녹음했어."심효진이 입을 열었다. "녹음 파일 보내줄게. 괜히 또 인터넷에서 허튼소리하고 없는 얘기 지어낼라."심효진의 행동에 하예정은 그녀를 향해 엄지를 척 세웠다. 하예정은 하씨 집안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 녹음을 한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진우야, 출근 안 해?"녹음 파일을 하예정에게 보낸 심효진은 김진우가 아직 가게에 있다는 것이 떠올라 얼른 출근하라고 재촉했다.김진우는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 투덜대며 말했다. "우리 집안 회사에서 출근하는 건데, 뭘. 좀 늦어도 괜찮아.""집안 회사에서 출근하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하고, 회사의 규율을 잘 지켜서 모범이 되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네 트집을 못 잡을 거 아니야. 얼른, 가서 출근해. 고모가 너 출근 안 한 거 알면 너 큰일 나."김진우는 장손이라, 김진우의 부모는 그에게 아주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들은 김진우가 김씨 그룹의 후계자가 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하예정도 옆에서 거들었다. "진우야, 너 얼른 출근 해. 더 늦었다간 퇴근 시간 다 되겠다."김진우는 구시렁대면서도 차키를 챙겨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하예정에게 귀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정 누나, 나 밥 사주는 거 잊지 마요.""알았어. 내가 언제 너랑 했던 약속 안 지킨 적 있어?"김진우는 그제야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서점을 나섰다.김진우를 보내자 서점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심효진은 다시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하예정은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다.점심쯤이 되자, 그녀는 도구들을 정리했다. 이제 곧 있으면 학생들 하교 시간이었다.그리고 그 시각, 전씨 그룹.대표 사무실 안, 공적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뒤, 소정남은 무심하게 말했다. "전 대표, 방금 전에 형수님네 고향 사람 수십 명이 엄청난 기세로 차 여러 대를 나눠타고 형수님네 가게
전태윤은 비록 하예정이 하씨 집안 형제들을 상대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긴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하예정에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결혼한 지 이제 약 한 달쯤 되었을까, 전태윤은 하예정에 대해 처음보다는 알게 된 게 많았다. 하예정이 만약 정말로 상대하기 힘들었다면 분명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텐데, 아직 전화가 없는 걸로 봐선 혼자 상대할 수 있는 것 같았다.게다가, 그녀는 떳떳한 입장이니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한 전태윤은 저녁에 퇴근한 뒤 차를 바꿔서 관성중학교로 향했다.회사를 떠날 때, 소정남은 그에게 최근 전태윤이 접대도 가지 않아 모든 부담을 다 자신이 짊어지고 있다고 투덜거렸다.그에 전태윤은 소정남에게 이런 답을 남겼다. "난 아내가 있어서, 퇴근하면 집으로 가서 아내 곁에서 감정을 키워 나가야지.""..." 소정남은 어이가 없었다.핑계!핑계가 분명했다!게으름을 피우기 위한 핑계가 확실했다!소정남은 속으로 자신의 상사에게 결혼을 한 뒤로 점점 더 게을러진다고 거듭해서 비난했다. 정말로 전태윤답지 않은 행보였다.소정남의 비난을 듣지 못한 전태윤은 곧 관성중학교에 도착했다. 하예정의 서점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자료를 보거나 문구를 고르고 있었다.자신의 기가 큰 것을 아는 전태윤은 곧장 가게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괜히 학생들이 놀라 도망이라도 가면 하예정의 영업을 방해하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하예정은 전태윤에게 교감 선생님보다 더 엄숙하다고 하면서, 선생님이 되지 않은 것이 참 아깝다고 말했었다.한참이 지나, 밤 자습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하나둘씩 학교로 돌아갔다.전태윤은 그제야 차에서 내려 가게로 들어갔다.조금 어지러워진 카운터를 정리하고 있던 하예정은 안으로 들어오는 전태윤에 조금 의외라는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하예정은 다시 한번 전태윤의 아우라에 감탄했다.그것은 마치 왕이 왕림하는 것 같은 아우라였다. 어쩐지 학생들이 전태윤이 가게에 있으면 감히 들어오
잠시 머뭇거리던 전태윤은 다시 말을 이었다. "내일 아침, 내가 출근 도와줄게."전태윤이 이렇게 다정하게 대해주겠다고 하니, 하예정은 스쿠터를 가게에 둔 채 전태윤의 차에 탔다.심효진은 떠나는 두 사람을 눈으로 배웅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점점 더 부부 같네."전태윤은 비록 늘 냉담하고 말이 많지는 않지만 하예정에 대한 애정을 사소한 것에서 보여주었다."만약 내가 태윤 씨 같은 남자를 만난다면, 나도 기꺼이 초고속으로 결혼할 거야."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맞선 상대는 다 전태윤보다 못했다. 소위 뛰어난 남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그저 수입이 높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뛰어남과는 거리가 멀었다.지난번 소희 카페에서 만난 맞선 상대는 하예정을 마음에 들어하더니, 주선자에게 하예정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하예정이 유부녀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헛된 꿈을 꾼 것이다.심효진은 곧바로 그 맞선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 그런 뒤 감히 몰래 또 하예정을 찾아가서, 하예정의 결혼 생활을 망친다면 지위와 명예를 전부 잃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그렇게 하고 나서야 겨우 하예정의 앞까지 찾아가는 것을 막았다. 심효진은 사실 자신이 상대방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정말로 하예정에게 찾아가 고백한다면, 하예정은 그 남자를 흠씬 두들겨 팰 수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예정은 산타를 배운 사람이었다."가는 길에 언니네가 있으니까, 언니 보고 집에 가요."하예정은 습관적으로 날마다 언니네 집에 다녀 왔다.하예정의 말에 전태윤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예정 부부는 하예진이 살고 있는 단지에 도착했다.지금 이 시각은 저녁 식사가 끝났을 시간이었다. 단지 내의 주민들은 저녁을 먹은 뒤에 아이들을 데리고 밖에서 산책을 즐기는 탓에 지금은 단지가 제일 시끌벅적할 때였다.전태윤이 차를 세우자, 하예정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런 뒤 뒷자석의 문을 연 하예정은 그 안에서 과일 두 봉지를 꺼냈다. 다 전태윤이 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