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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고현은 고개를 들어 동생을 흘겨보고는 미소를 지우며 손을 내밀었다.

“이리 줘.”

고빈은 얼른 파일 가방을 누나에게 건넸다.

“누나.”

고빈이 낮은 목소리로 부르자, 고현은 다시 한번 동생을 흘겨보았다.

이를 본 고빈이 혀를 내밀곤 급히 말을 고쳤다.

“형.”

회사에서 그는 누나라고 부를 수 없었다.

누나는 남장을 한 지 20년이 넘었고, 언젠가 정체가 드러나더라도 그가 먼저 밝히면 누나에게 혼날 게 뻔했다.

두 사람은 함께 무술을 배웠지만 그는 누나만큼 뛰어나지 못했다. 겨우 10분 먼저 태어났는데도 마치 10년 먼저 태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전호영은 형 속인 게 아니야. 집에서 결혼 압박을 너무 심하게 받는 바람에 출장 핑계를 대고 강성으로 도망친 거야.”

고빈은 약간 고소해하며 말했다. 고현은 파일 가방에서 동생이 정리한 자료를 꺼내 꼼꼼히 본 후, 그 자료를 찢어버렸다.

“형, 왜 찢어? 이거 알아내느라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데!”

고빈은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노력 결과가 누나에 의해 망가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찢어서 태우고, 재를 하수구에 버려야 전호영이 우리가 그를 조사한 걸 모를 수 있어. 그런 오해를 일으키면 안 되니까.”

고현은 이렇게 말하며 라이터를 꺼내 조각으로 찢어버린 종이를 태웠다. 종이가 재가 되자 그녀는 휴지를 두 장 뽑은 후, 재를 휴지로 쌌다.

고빈은 상황을 보고 얼른 도와주었다. 바닥의 재를 휴지에 싸고, 고빈이 화장실에 가서 버리겠다고 자청했다.

고현은 말없이 이를 허락했다.

몇 분 후, 고빈은 다시 누나 맞은편에 앉았다. 누나가 다시 문서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말했다.

“형, 전호영의 소식을 아직 다 말하지 않았는데, 관심 없어?”

“난 그 누구의 소식에도 관심 없어.”

고현은 냉담하게 말했다.

“말하고 싶으면 해. 들을게.”

“회사 오는 길에 들은 소식이라 자료에 정리할 시간이 없었어. 형, 들은 바로는 전씨 가문의 할머니가 결혼 적령기의 손자들에게 신붓감을 골라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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