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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2화

엄선우는 임형준에게 눈길 조차도 주지 않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인사부 경리에게 말했다.

“가서 회사의 법무부 사람들을 불러와 임형준 회사에 경고장을 보내세요. 만약 우리가 정한 기한보다 3날 늦으면 배상금을 20억으로 올리고 5날 늦으면 40억으로 올리세요. 같은 방법으로 일주일 늦게 되면 80억으로, 보름을 넘기면 100억을 요구하세요.”

엄선우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임 대표가 거절한다면, 우리는 법정에서 보도록 하죠. 우리 F그룹이면 당신과 같은 소규모 회사를 상대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거고.. 한 3년이면 충분할 것 같네요. 제 생각에는 F그룹이 3년이란 시간 동안 당신들의 피를 말릴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고소인인 우리는 한 개 부문의 인력으로도 충분히 당신들을 상대할 수 있죠. 그러니 당신 회사는 3년 동안 생존 문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스스로 파산하세요. 그러면 우리도 이미 파산한 회사와 아동다옹 속 좁게 다투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엄선우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그는 진지했다.

이건 부소경에게서 배운 상대가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한꺼번에 무찌르는 방법이다.

이 말을 들은 임형준은 놀라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회사의 대표이고 어느 정도 사회적지위도 있는 사람의 처지가 말이 아니었다.

불과 3시간 전에 F그룹에 발을 들여놓을 때에도 위풍당당하니 기품이 넘치고 유독 염선의 앞에서는 한껏 거만하던 그가 지금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추한 몰골을 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흑흑... 그건...”

임형준은 코를 쓱 닦으며 구차한 변명만을 늘어놓았다.

“엄 대표님, 전... 정말 선의 씨가 대표님 와이프란 걸 몰랐어요. 진짜 몰랐어요. 절대 고의가 아니었어요. 그걸 알고 어떻게 이런 짓을 했겠어요?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봐주세요. 저도 몰랐던 일이라 죄가 없잖아요. 이렇게 빌게요.”

사람은 모두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그것은 급하면 수의도 찾아갈 정도로 무모하다는 것이다.

임형준은 조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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