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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4화

여인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감히 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인걸!”

엄선우가 언성을 높였다.

“고개 들어요. 당장!”

여인걸은 고개를 돌려 최영희를 바라보다 다시 가만히 최용길의 눈치를 살폈다.

“감히 우리 회사에서 난동을 피우다니, 그럼, 모든 걸 감당해야지 않겠어요?”

엄선우가 여인걸을 쏘아보았다.

“내 와이프는 참고 넘어갔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일개 작은 회사가 구걸해야 할 상대를 몰라보고 되려 위협을 가하려 하다니요. 사리 분별이 안 되나 보죠? 납작 엎드려야 할 상대를 감히 이렇게 대한다고요?”

여인걸, “...”

“고개 들어요!”

엄선우가 다시 명령했다.

그제야 고개를 든 여인걸이 엄선우와 염선의의 눈치를 살폈다.

그때 모두가 그의 빨가른 얼굴을 볼 수 있었고, 그 얼굴은 그렇게 못 날 수가 없었다.

너무 구차해 보였다.

“엄, 엄대표님... 저... 저는 아무것도...”

말하려던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똑같은 해명을 최영희도 했었고 임형준도 했었다.

그가 세 번째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은 행동이였다.

“남편이 생겼다는 걸 몰랐나요? 아니면 그사람이 당신한테 말해주지 않던가요?”

엄선우는 그를 비꼬았다.

여인걸, “....”

사실 염선의는 여인걸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강조하며 더 이상 그에게 아무 미련도 남지 않았다며 곧 결혼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가 믿지 않았다.

여인걸은 자신에게 흠뻑 취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제일 우수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연봉이 몇십억에 여자 친구는 운성의 명문가 출신이라 전국에서 자신과 같이 잘난 남자를 찾기 힘들다고 여겼다.

염선의와 사귀던 시절에는 자신이 훨씬 아까웠고 헤어진 후에도 염선의가 자신보다 더 멋있는 남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여인걸보다 나은 사람은 제쳐두고 그와 엇비슷한 사람, 심지어 그보다 조금 떨어지는 사람에게도 염선희는 감히 어울리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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