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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7화

걱정이 가득하던 엄선우의 표정이 더욱 심상치 않아졌다.

“준명 씨가 집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어.”

그는 핸드폰을 걸어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

서준명은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술집은 그와 엄선희 두 사람만 알고 있는 곳이었다.

엄선희와 서준명이 첫 키스를 나눈 곳이기도 했다. 남자의 갑작스러운 키스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줬고 바로 이 위의 스위트룸에서 엄선희를 서준명의 여자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엄선희가 빨간 토마토처럼 부끄러워했던 모습을.

그녀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고 아무것도 몰랐다. 처음에는 흐느끼다가 나중에는 낑낑거리다가 또 나중에는 두 팔로 그를 끌어안은 채 헝클어진 머리를 그의 목에 기대며 선포했다.

“준명 씨, 준명 씨는 앞으로 내 거야! 내 거라고!”

서준명이 웃으며 말했다.

“당돌하네요!”

엄선희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네, 저 당돌해요!”

“아까 낑낑거릴 때는 당돌한 모습이 하나도 없던 데요!”

서준명이 피식거리며 비웃었다.

“미워요! 비웃지 마세요, 준명 씨는 그럴 권리 없어요, 앞으로 저만 준명 씨를 비웃을 수 있어요, 준명 씨는 뭐든 제 말을 들어야 하고 돈을 벌어 꽃을 사줘야 하고요, 밥도 해먹여야 해요, 옷도 씻어주고, 그리고...”

“그리고 침대에서...”

“준... 준명 씨 왜 이렇게 나빠요!”

엄선희의 볼은 또다시 새빨개져서 토마토가 되어있었다.

“선희 씨야말로 나쁜 사람이에요, 작은 악마!”

서준명은 사랑 가득한 목소리로 엄선희를 불렀다.

지금 이 순간, 이미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서준명은 술병을 끌어안고 부드럽게 웃으며 소리 질렀다.

“작은 악마, 작은 악마, 작은 악마...”

이렇게 외치던 그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다 큰 성인 남자가 술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이 슬프기 그지없었다.

“내가 바로 당신의 작은 악마에요, 저 좀 봐요, 준명 씨, 내가 바로 작은 악마잖아요.”

마주 앉아있던 여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고 그녀는 그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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