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철은 이 흉측한 얼굴이 자부심의 훈장이라면서 치료할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 말들이 절망에 빠진 그가 자신에게 건네는 위안뿐이라는 걸 사실 그는 알고 있었다.왜 가면을 벗고 싶지 않고 햇빛을 다시 보고 싶지 않겠는가?지금까지 수도 없는 치료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그는 완전히 희망을 버리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윤도훈이 그에게 일말의 희망을 주었다.평소 성격이 괴팍한 진철도 이 순간만큼은 말 잘 듣는 어린아이처럼 그의 말을 따랐다. 윤도훈이 움직이지 말라고 하자 입을 꾹 다물고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곧이어 윤도훈이 침을 하나 꽂을 때마다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진철 얼굴의 흉터가 옅어졌고 삐뚤어진 이목구비도 눈에 띄게 천천히 제자리를 잡아갔다.용의 기운이 윤도훈의 체내에 있을 때는 온화하지만 은침을 통해 진철의 몸속으로 들어간 후에는 조금 난폭하게 변해버렸다.“이... 이거 꿈 아니지?”지연이 두 눈을 깜빡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 와중에 방해될까 큰 소리로 말하지 못했다.“이건 의술이 아니라 선술이잖아!”송가네 할아버지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시간이 1분 1초 지나갔다...윤도훈은 진철의 얼굴에 은침 20개를 놓은 후에야 드디어 멈췄다. 침을 맞는 사이 진철은 얼굴이 저리고 가려우며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힘든 세월을 견뎌낸 사람은 역시 달랐다. 아무리 괴로워도 꼼짝달싹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한 시간 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던 진철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은 그지만 이 순간만큼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하하... 하하... 이거 나야? 거울 속 사람이 정말 나란 말이야?”진철은 이미지와 위엄 따위 신경 쓰지 않고 큰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아직 이목구비가 완전히 제자리를 잡아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많이 나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피부도 반들반들해졌고 주름도 많이 적어졌다. 양 볼의 커다란 흉터도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옅어졌다.지금 이 순간
“지연아, 내기에서 졌으면 승복할 줄 알아야 해! 나랑 송가네 할아버지 물러갈 테니까 너희 둘이 알아서 해.”진철은 손녀를 그윽하게 바라보고는 다시 가면을 쓰고 나가버렸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손녀를 파는 게 아니라 지연과 윤도훈이 내기를 한 건 사실이었다. 일언이 중천금인데 사람이라면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였다.“윤도훈 씨도 의외로 감정적인 사람이네? 하하...”송가네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고는 진철을 따라 나갔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송씨 가문에 나이도 적합하고 얼굴도 예쁜 여자가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있으면 윤도훈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윤도훈 씨가 여색을 좋아한다고? 그럼 좋지!’한 사람을 만날 때 상대가 아무런 욕구도 없다면 그거야말로 가장 골치 아픈 일이다.할아버지와 송가네 할아버지가 나가자 지연은 제자리에 선 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더니 윤도훈을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그를 노려보았다.“애도 있는 사람이 파렴치하기 짝이 없군!”그녀가 이를 꽉 깨물고 욕설을 내뱉었다.“남자는 죽을 때까지 마음은 소년이라는 말 몰라?”윤도훈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너...”지연은 시뻘게진 얼굴로 숨을 들이쉬고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고는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처럼 두 눈을 꼭 감았다.“그래! 내기에서 졌으니 승복해야지. 개가 본다고 생각하지, 뭐!”그녀는 약속대로 옷을 벗으려 했다. 그런데 그때 뜨거운 손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무슨 뜻이야? 대체 어디까지 나한테 모욕을 줄 건데?”지연이 잠깐 멈칫하더니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윤도훈이 피식 웃었다.“됐어, 사실 내가 이긴 것도 아닌데. 할아버지를 완전히 고쳐드릴 수 있다고 내기를 걸었었는데 아직 완전히 고치진 못했잖아. 그러니 비긴 거나 마찬가지야.”“응?’지연은 의외라는 눈빛으로 윤도훈을 빤히 보았다. 그런데 윤도훈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뀔 무렵 그의 이어진 말에 그녀는 하마터면 폭발할 뻔했다.“그리고 너의 무성한 체모를 볼 생각
그의 기억 속에 용혼소울링, 용황경 그리고 용안관철술 말고 다른 복잡한 것들이 더 있었는데 그중에는 여자에게 적합한 공법도 적지 않았다.“정말이야?”지연의 두 눈이 반짝였고 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한 번만 널 믿을게! 날 속였다간 죽여버릴 줄 알아! 전화번호 뭐야?”지연이 입술을 꽉 깨물고 사나운 척했다....윤도훈이 송씨 저택을 나설 땐 이미 밤 8시가 다 되었다.송가네 할아버지가 기어코 밥을 먹고 가라고 하는 바람에 식사를 마친 뒤에야 은표가 윤도훈과 율이를 집까지 데려다줬다.그런데 아쉬운 건 윤도훈이 송 씨 저택의 약 창고를 다 찾아봤지만 용수초는 보이지 않았다.다행히 현재 율이의 상태가 괜찮아 그리 급한 건 아니었다.또 이틀이 지났다!요 이틀 동안에는 율이의 입학 문제로 분주히 돌아쳤다. 송씨 가문에서 사람을 찾아 도와준 덕에 현이와 같은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그날, 두 아이는 아주 재밌게 놀면서 하루를 보냈다. 유치원에 가면 다른 어린이들과도 함께 놀 수 있다는 생각에 율이는 요 이틀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다.입학 첫날 아침, 윤도훈은 율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부터 ‘부임’할 수 있다고 알렸다.이진희는 윤도훈에게 바로 회사로 나오면 된다고 했다. 윤도훈이 택시를 타고 회사 앞으로 왔는데 경비원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거기 서! 당신 누구야?”한 경비원이 윤도훈을 아래위로 훑으며 물었다.“이진희 대표님의 새 비서입니다.”윤도훈이 대답했다.“난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는데? 대표님 옆에 이런 비서가 있었나? 신분증 있어? 없으면 당장 꺼져!”경비원의 태도는 무척이나 무례했다. 경비원의 말에 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날 이진희는 윤도훈이 앞으로 자신의 운전기사 겸 비서라고 분명히 얘기했었다. 하지만 그에게 증명 같은 건 주진 않았다.그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어 경비원에게 얘기 잘해달라고 부탁하려던 그때 한 예쁜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바로 이진희의 비서 양유나였다
양유나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윤도훈의 시선때문에 버럭 화를 냈고 그에 대한 경멸이 더욱 짙어졌다.쓸모없는 인간쓰레기가 자신을 자꾸만 쳐다보는 게 그녀는 너무도 싫었다.만약 상대가 젊은 남자거나 재벌 2세였더라면, 또는 늙은이라 할지라도 그냥 보게 내버려 두었을 것이다. 어쩌면 추파를 던져도 윙크로 답할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무능한 데릴사위가 그녀의 글래머한 가슴 쪽을 쳐다보니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는가!옆에 있던 경비원도 그를 무시하긴 마찬가지였다.“뻔뻔한 것!”사실 경비원도 이 미녀 비서를 자주 흘끔거렸다. 양유나가 얼굴도 예쁜 데다가 옷까지 섹시하게 입어 저도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그때 옆을 지나가던 직원들이 윤도훈을 손가락질하며 수군댔다.“무슨 일이에요?”“저 사람이 그러는데 자기가 대표님 남편이래요!”“대표님의 약혼남이 또 바뀌었어요?”“약혼남은 무슨, 그냥 키우는 개겠죠, 뭐! 하하...”“참 불쌍하네요. 명목상으로는 대표님의 약혼남이지만 대표님의 손가락도 터치하지 못하겠으니!”“저 여자에 굶주린 꼴 좀 봐봐요. 양 비서님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네요!”“쯧쯧...”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에 윤도훈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그는 말로 자신에게 온갖 모욕을 준 양유나에게 되받아쳤다.“양 비서님, 내가 회사로 온 건 대표님이 불러서 온 거예요. 비서라는 사람이 대표님의 지시사항까지 안 듣는 겁니까? 내가 대표님한테 전화라도 해서 한마디 좀 할까요?”그의 말에 윤도훈을 보는 양유나의 눈빛에 경멸이 더욱 짙어졌다.“정말 못났네, 못났어. 사내자식이 일러바치기나 하고.”한참 실랑이 끝에 그녀는 결국 경비원에게 손을 흔들었다.“됐어요, 그냥 들여보내요! 여기서 창피하게 굴지 말고!”그러고는 요염한 걸음으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윤도훈은 코웃음을 치고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양유나가 먼저 타고 윤도훈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미녀 비서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윤도훈을 혐오스럽게 보고는 고개를 홱 돌
사태 파악을 마친 양유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도훈이 피식 웃으며 양유나를 옆으로 밀었다.“양 비서, 자리 좀 비켜줄래?”양유나는 끝까지 부정하며 문을 막아섰고 태도도 180도 확 바뀌었다.“윤도훈 씨, 정말 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 도청기는 제 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억울해요, 저!”그녀는 몸으로 문을 막아서며 윤도훈을 못 나가게 했고 목소리도 살짝 울먹거렸다.“나한테 이런 얘기 해봤자 소용없어! 도청기가 네 것이든 아니든 대표님이 알아서 판단할 거야.”아무런 표정 없이 말하던 윤도훈은 또다시 양유나를 밀어내려 했다. 양유나는 윤도훈에게 애걸복걸 매달리더니 털썩하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도훈 씨, 제발 대표님한테는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무슨 요구든 다 들어줄게요!”미녀 비서는 윤도훈의 손을 덥석 잡더니 자신의 옷깃 속으로 집어넣었다. 윤도훈에게 매혹적인 윙크를 몇 번 날리면서 끊임없이 그를 유혹했다.윤도훈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고는 손을 확 뿌리쳤다.“꺼져! 너희 대표님이 내 와이프야. 이미 산해진미를 맛봤는데 다시 구정물 마시는 사람 봤어?”그 말에 양유나의 두 눈에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구정물? 내가 그 정도야? 그리고 넌 뭐가 잘났길래 대표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말해? 대표님이 너 같은 자식이 터치하게 놔둘 것 같아?’단지 속으로만 이렇게 생각할 뿐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질 못했다.“윤도훈 씨, 아니 도훈 오빠, 제발요! 제발 대표님한테는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이 도청기는 정말 제 것이 아니에요!”눈물을 뚝뚝 떨구며 애원하는 양유나의 모습이 무척이나 처량했다. 윤도훈은 그녀를 빤히 내려다보며 한참 후에 물었다.“그럼 너 말고 네 옷에 가까이 접근할 만한 사람이 또 누가 있어?”양유나가 도청기를 처음 봤을 때 표정을 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배신자는 따로 있었다!양유나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구명진, 명진 오빠요! 대표님의 운전기사 겸 경호원이에요. 명진 오빠
“무슨 일이야?”윤도훈을 본 구명진의 두 눈에 경멸이 스쳐 지나갔고 무뚝뚝하게 물었다.“내 와이프한테 볼 일 있어서 왔어요.”윤도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러자 구명진이 실소를 터뜨렸다.“이 자식아, 널 윤도훈 씨라고 불렀던 건 대표님의 체면을 봐서지. 진짜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아까 대표님을 뭐라고? 네 와이프? 자기 신분이 뭔지 구분이 안 가?”“내가 당신 대표님이랑 혼인신고했으니 당연히 내 와이프죠! 비켜요, 들어가게.”윤도훈이 호통쳤지만 구명진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대표님 지금 일하는 중이셔서 누구도 방해해선 안 돼!”“그래요? 그럼 들어가서 알려줄래요? 내가 일이 있어서 왔다고.”윤도훈이 굳은 안색으로 말했다.“내가 말했지. 대표님 지금 일하는 중이라 방해받으면 안 된다고!”구명진의 말투에는 조롱과 비웃음이 잔뜩 섞여 있었다. 바로 그때 양유나는 복도 끝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망설이다가 결국 침묵을 택했다.하지만 윤도훈과 구명진의 실랑이는 많은 직원의 시선을 끌었다.“무슨 일이에요?”“대표님의 약혼남이 대표님 만나러 왔는데 명진 씨가 막았나 봐요!”“맨날 할 일도 없으면서 대표님을 방해하러 오고, 참!”“하하, 참 철이 없네요!”직원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에 대한 구명진의 경멸이 더욱 짙어졌다.“윤도훈 씨, 일이 있어서 대표님 만나러 왔다고요? 그럼 무슨 일인지 얘기해 볼래요? 정말 급한 일이면 들여보낼게요!”그는 윤도훈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또 대표님한테 돈 달라거나 딸의 병원비를 물어달라는 거겠지.’“여기서 얘기하기에는 좀 불편해요!”윤도훈이 말했다.“왜요? 무슨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는 거예요? 설마 또 돈 달라고 온 건 아니죠?”구명진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복도에서 구경하던 직원들이 갑자기 폭소를 터뜨리더니 여자 등골이나 빼먹는 남자를 보듯 윤도훈을 보았다.“무슨 일이에요?”바로 그때 대표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이진희가 안에서 걸어 나오더니 미
윤도훈의 말이 나오자 떠들썩 해지기 시작한 현장.“뭐라고? 나더러 이 대표한테서 떠나라고?”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구명진은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그래!”고개를 끄덕이는 윤도훈.이진희는 눈에 의심스러운 빛이 스쳤고, 입을 벌리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윤도훈을 꾸짖으려고 했지만, 입에 담던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이 남자의 몇 번 경이롭고 놀라운 행동을 생각하며, 이진희는 윤도훈이 또 무슨 짓을 할지 궁금했다.그녀는 이 남자가 헛되이 행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때, 구명진이 웃으며 윤도훈을 가리키며 말했다. "웃기고 있네? 그저 데릴 사위 뿐인데, 정말로 자기가 뭐라도 되었다고 생각해?이대표님 옆에서 사라지라고? 당신은 나를 해고할 권리가 있어?후궁 주제에 황제 노릇을 하려 하네?"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쏟아졌다."후궁? 하하, 명진 형님은 참 재밋네!""이 녀석은 이 대표님의 세 번째 약혼자 아닌가요? 그럼 그냥 후궁이잖아요?""너무 웃겨......"직원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꼭두각시? 틀렸어!"윤도훈은 차가운 미소를 짓고 주변을 둘러보며 모든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는 너희들 이 대표님의 남편이야."말을 끝낸 후 그는 고개를 돌리며 이진희에게 물었다. "진희야, 나를 믿지?"이진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모든 사람들에게 윤도훈이 정말로 자신의 남자임을 믿게 만들려고 했다.그러므로 직원들 앞에서도 연기를 해야 했다.이 장면을 보고 윤도훈이 이 대표님의 남편이라고 말하자 경멸을 드러내던 사람들은 갑자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 꼭두각시가 감히 이 대표님의 이름을 부르다니?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 대표님이 정말로 그걸 받아들였어?금시에 얼굴이 검으락 푸르락 해진 구명진.왠지 마음에 불안감이 들었다.순간,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미소 지으며 몸을 움츠리고, "여보, 오른발 좀 들어주시겠어?"라고 물었다.이진희는 눈썹을 살짝 찡그
놀란 이진희는 몸이 굳어버렸고, 비록 화를 내며 윤도훈을 호되게 노려보았지만, 몸부림 치지는 않았다. 윤도훈과 짐짓 금실좋은 부부관계 체 하기로 했으니, 그가 도를 넘지 않는 한 모두 받아들일 수 있기때문이다.하지만 이 장면은 회사 직원들을 더 놀라게 했다! 윤도훈이 방금 전에 대표님의 신발을 벗겨주고, 지금은... 안기 까지 했어?그 다음, 윤도훈은 진희의 사무실에서 뭔가 모색하더니, 도청 장치를 하나씩 찾았다. 책상 밑, 벽에 있는 나사 구멍, 소파 패드 안, 심지어 바닥 아래까지! 거기는 은근한 위치들이었고, 설치도 매우 전문적이었다. 하지만 도훈이 모두 찾아내다니! 진희는 이 장면을 보고 점점 안색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마치 얼굴에 서리가 낀것 처럼 차가워 보였다!그녀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밖에 있는 구명진은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있었다!그가 윤도훈을 보는 눈빛은 공포와 원망이 가득했다. 그는 윤도훈이 오늘 진희를 만나러 온 것이 이런 일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 녀석은 어떻게 발견한 걸까? 그리고 다른 직원들은 서로 쳐다보며 흥미진진하게 의론하기 시작했다."이것은 오늘 아침에, 양비서 몸에서 발견한 단추처럼 위장된 도청 장치예요!" "여보, 당신 곁에 배신자가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죠! 당신 사무실에 당신을 빼고누가 자주 들어올 수 있나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어보는 윤도훈."구명진, 양비서!"진희의 목소리는 한기가 돌았다!다음 순간, 쿨한 성격을 가진 그녀는 바로 자신의 다른 하이힐도 옆에 던져 버리고 맨발로 걸어서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이 대표님, 제가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오늘 윤도훈씨도 제 옷에서 도청 장치를 발견했지만, 그건 제 것이 아니에요! 전 아무것도 몰랐어요."이때, 양유나는 마침내 용기를 내서 이진희에게 설명했다.진희는 무표정으로 차가운 시선을 지으며 구명진에게 물었다."구명진, 넌 어떻게 생각해?"구명진은 눈을 굴리다, 양유나와 마찬가지로 억울함이 가득한 얼굴로 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