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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장면이다.

허안문 뿐만 아니라 집안 후배가 맞았는데도 허리를 굽히고 있는 정조한.

심지어 윤도훈에게 복수를 하기는커녕 윤도훈 대신 정이수를 때리기까지 했다.

그것으로 모자라서 정이수를 직접 때리라고 윤도훈 앞으로 옮기기도 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구교훈은 한동안 표정이 변화무쌍했다.

구연희 역시 어안이 벙벙해져 놀라움의 연속이라 얼굴의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은정과 이천강 또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고 모두가 숨이 막히는 듯했다.

허안문과 정조한을 바라보고 있는 윤도훈도 약간 의외였긴 했다.

윤도훈은 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

“제가 누군지 아시나요?”

그 말을 듣고서 허안문과 정조한은 쓴웃음과 더불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윤 선생님 알고 말고요. 윤 선생님, 저는 허씨 가문의 허안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허씨 가문의 결정권이 거의 다 제 손에 쥐어져 있고요 제 형님 허안강은 잠시 뒤로 물러계세요.”

허안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소개를 했다.

그 말속에 숨겨진 뜻은 아주 간단했다.

허씨 가문은 지금 허안문 손에 있고 허승재 아버지인 허안강은 ‘백수’로 돌아갔다고.

허씨 가문과의 원한은 이쯤에서 넘어가자며 더는 허씨 가문을 없애겠다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정조한도 덧붙였는데.

“저도 윤 선생님 알고 있어요. 모를 리가 없죠.”

수도권의 일반 시민들은 누가 현씨 가문을 없애버렸는지 모르지만 사대 가문 중의 하나로서 그것도 가주로서 모를 리가 없다.

‘넌 날 몰라도 되지만 내가 널 모르면 큰일 날 지도 모르잖아.’

‘그러다가 행여나 우리 정씨 가문까지 없애버리면 어떡하려고.’

“그렇군요. 안녕하세요. 저는 윤도훈이라고 합니다.”

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조한에게 말했다.

허안문은 허씨 가문의 일원이기에 자기를 알고 있다는 말에 놀랍지는 않았다.

정조한의 태도가 좋은 것을 보고 윤도훈도 덩달아 예를 갖추고 인사를 한 것뿐이다.

“알고 있습니다.”

정조한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정이수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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