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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내내 황보신혁 옆자리를 지키고 있던 구연희마저도 아연실색하며 연신 뒤로 물러섰다.

이은정 역시 황급히 물러서면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우에 옷을 벗자, 섬뜩하기 그지없는 그의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마치 오래된 나무껍질처럼 군데군데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흘겨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닭살이 돋고 머리가 아찔해지는 것만 같았다.

살짝만 움직여도 ‘나무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말이다.

준수한 외모와 달리 이처럼 섬뜩한 피부병을 앓고 있으리라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받으며 황보신혁의 두 눈은 한껏 어두워졌다.

특히나 조금 전까지 어떻게든 달라붙으려고 애를 썼던 두 여자가 뒤로 물러서는 걸 보고 더더욱 음침해졌다.

“여러분 놀라실 필요 없습니다. 도련님이 앓고 계시는 피부병은 전염성이 없습니다.”

구교훈은 연신 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이윽고 그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주위를 살펴보며 물었다.

“누가 먼저 해보시겠습니까? 제약 회사에서 특효약과 같은 걸 꺼내셔도 됩니다. 도련님의 병만 치료할 수 있다면 미미한 효과라도 있다면 천년설련 바로 드리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도련님과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저 또한 평생 고마워할 것입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장내는 순간 떠들썩해졌다.

“제가 해 볼게요.”

백발이 성성하신 신의가 먼저 앞으로 나왔다.

“청암시의 박두현 신의시네요. 앞으로 모실게요.”

박두현은 대답하고서 황보신혁 앞으로 다가가 상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맥을 짚어 보고 눈도 보고 혀까지 보고...

모든 걸 보고 묻고 나서 박두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

피부가 나무껍질처럼 변하는 희귀한 병은 본 적이 없다며 말하고 만다.

그러한 결과에 구교훈은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황보신혁도 그와 함게 온 고수들도 저마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미 예상한 바였다.

“또 있습니까? 되든 안 되든 일단 시도해 보시죠.”

구교훈의 부추김 없이도 황보신혁 옆에 있던 남자가 먼저 나서서 말했다.

이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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