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세가의 도련님이라는 자가 행실이 포악하기 그지없는 것도 눈에 거슬렸다.말끝마다 만약 치료하지 못할 시에는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하면서.이런 사람을 상대로 윤도훈은 멀리 쩍 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윤도훈은 황보신혁에게 바지를 벗고 침대에 평평하게 누우라고 했다.거의 알몸인 그를 보고서 윤도훈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얼굴과 양손을 제외하고서 온몸의 피부가 거의 나무껍질처럼 변해있었으니 말이다.“다행으로 생각하세요. 저를 만나게 된 걸 말입니다. 아니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장육부도 이처럼 변해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신도 당신을 구할 수 없을 거고요.”그 말을 듣고서 황보신혁은 윤도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의술에 믿음도 점점 들면서.신약곡의 ‘판관’악의도 그와 비슷한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완쾌할 수 있는 겁니까 아니면 겉으로 보이는 것만 없앨 수 있는 겁니까?”황보신혁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왕치료하는 거면 완전히 깨끗하게 치료해야죠.”“그래요? 그럼, 이런 병을 앓게 된 이유도 알고 있나요? 왜 이런 병에 앓게 된 걸까요?”확신에 찬 그의 말에 황보신혁은 두 눈이 밝아지면서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여러 원인일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당장 정확한 답을 드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제 추측이 맞는다면 전에 폐를 크게 다친 적이 있죠?”윤도훈은 애매모호하게 물었다.황보신혁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않는 이상 카드 한 장 정도는 숨겨야 한다면서.세부적인 것까지 모조리 알려줘서는 안 된다면서.윤도훈은 얼렁뚱땅 물어본 것뿐인데 황보신혁은 무척이나 놀란 얼굴이었다.심지어 경외에 찬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기까지 했다.“맞아요. 5년 전에 다친 적이 있는데 크게 폐를 크게 다쳤었어요.”“윤도훈 씨라고 하셨죠? 역시 명의가 맞으셨네요. 그럼, 그때 그 부상과 관련되어 있다는 말씀이에요?”황보신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신약곡의 ‘판관’악의마저도 알아내지 못한 부상을 윤도훈이 알아보리
홀에서.사람들은 불똥이 자기한테로 튀게될까 봐 서둘러 떠났다.물론 최후의 결과가 궁금한 사람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다.“그 젊은이 이름이 윤도훈이라고 했었지? 정말로 치료할 수 있을까?”“글쎄... 처음부터 고개 하나 내밀지 않더니 처제가 끄집어내서 모습을 드러낸 거잖아.”“그러게 말이야. 그럼, 희망이 없다는 것 아니야?”“나도 똑같은 생각이야. 만약 치료할 수 있다면 진작에 나섰겠지. 상대는 무려 황보 가문의 도련님인데, 그 가문에서 인정을 빚지는 일이잖아.”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서 구교훈은 한동안 표정이 변화무쌍했다.기대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작은 효과라도 낼 수 있었으면 했다. 아니면 자기도 절대 피해 가지 못할 것이기에.왜냐하면 구교훈이 진찰을 봤을 때 그는 황보신혁의 피부병을 쇠버짐으로 진단하여 치료했었다.그 결과는 볼 것도 없이 좋아지는커녕 병세가 점점 악화하였고.그래서 만약 구교훈이 책임지고 치료하지 않는 이상 황보신혁은 절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할아버지, 윤도훈 그 사람 해낼 수 있을까요?”이때 구연희가 옆에서 불안해하며 물었다.“그러길 바래야지.”구교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머리를 돌려 구연희에게 물었다.“참, 너희 두 사람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너를 때린 거야?”“네?”구연희는 살짝 당황하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딱히 이유는 없어요. 가방끈이 짧아서 그런 거 아니겠어요? 좋은 마음대로 마중도 가고 여기 안으로 데려오기까지 했건만 농담 하나 한 것 가지고 글쎄 화를 벌컥 내지 뭐예요. 속이 어찌나 좁은지.”“그래? 무슨 농담을 했길래 때리기까지 한 거야?”구교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윤도훈에 대한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때라 구연희의 말을 듣고서 순간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님을 느꼈다.“그... 그냥 농담 좀 한 것뿐이에요.”구연희의 대답을 듣고서 구교훈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때 구연희와 함께 있었던 재벌 2세 친구들도 지금 바로 옆에 있는 걸 보고
방안에서.“오늘은 이 정도만 하죠.”윤도훈은 숨을 깊이 내쉬며 무척이나 힘든 척을 하면서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황보신혁이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은침을 통해 체내에 진기를 가득 넣었음을 그 또한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다만 자기와 같은 또래로 보이는 윤도훈이 기운을, 은침을 통해 넣을 줄은 몰랐다.이윽고 황보신혁의 놀라움을 넘어서 광기를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쁨으로 하여.우수수-나무 부스러기와 같은 것들이 그의 몸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황보신혁은 몸을 살짝 흔들자, 양팔 그리고 다리에 있던 나무껍질이 거의 모조리 떨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다.따라서 약간 붉은 피부가 시야로 들어왔는데.“이... 이건...”두 눈이 휘둥그레진 황보신혁은 윤도훈의 팔을 붙잡고 거듭 확인했다.“윤도훈 씨, 저 정말로 완쾌된 거 맞아요?”“하... 하하하... 이 기괴한 병이 완전히 사라진 거 맞냐고요.”윤도훈은 기침을 하더니 운을 떼기 시작했다.“아직 기뻐하시기에는 이릅니다. 아직 완쾌된 건 아니고 체내의 일부 독소만 제거한 것뿐입니다. 앞으로 서너 차례에 달하는 치료를 거쳐야만 완전히 없앨 수 있습니다.”황보신혁은 그제야 조금 차분해졌다.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지만 깨끗해졌을 뿐 배 그리고 등에는 아직 나무껍질이 많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단 한 번의 치료로 이러한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한 방에 없어질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었거든요. 서너 번이 아니라 수십번이라도 가능하니 완쾌하기만 하면 돼요.”황보신혁은 웃으면서 윤도훈을 바라보는 두 눈은 더없이 반짝였다.“이해해 주시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황보 도련님.”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도련님이라고 하지 마세요. 저보다 나이도 있으신 것 같은데 그냥 신혁이라고 불러주세요. 완쾌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친형제처럼 지내지쇼.”“신... 혁이요?”윤도훈은 땀이 삐질했다. 머릿속에는 그 긴
“하하.”윤도훈도 따라서 웃었다.모든 걸 꿰뚫고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윤도훈은 내심 한 수 남겨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일부러 완치되지 않게끔 적당히 손만 살짝 봐주었을 뿐이다. 행여나 상대가 나몰라라할 까 봐.포악하기 그지없는 명문 세가의 도련님을 상대로 이렇게 해야만 했다.일단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가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게다가 윤도훈에게도 모두 자기만의 꿍꿍이가 있다.완치되지 않는 한 황보신혁은 계속 자기를 찾아와 부탁할 것이라며.세상천지에 원수가 가득한 윤도훈은 어느 날 갑자기 상대하기 힘든 상대를 만나게 되었을 때 황보신혁의 힘을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자기가 죽게 되면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니....교류회 홀 안에서 사람들은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기나긴 기다림 끝에 두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나왔어!”“생각보다 꽤 빨리 나왔네? 다 치료했는지 몰라.”“그렇게 쉬우리가 아닌 것 같았는데?”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주장을 하며 수군거렸다.지금, 이 순간 가장 긴장 해하고 있는 사람은 구교훈, 구연희 그리고 이은정, 이천강이다.네 사람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두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바로 이때 황보신혁이 모두를 훑어보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이윽고 그는 윤도훈의 어깨를 확 끌어안으며 흥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오늘부터 윤도훈 씨는 저와 성이 다른 형제로 지낼 것입니다. 모두가 그 증인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지더니 다시금 떠들썩해졌다.“뭐라고? 윤도훈을 형제로 삼았다고?”“그럼, 치료했단 말이야?”“아마도 그런 것 같아.” 가장 긴장 해하고 있던 네 사람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윽고 황보신혁의 중년 부하는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부하에게 눈짓했다.순간 두 사람이 나서서 이은정과 구연희를 각각
윤도훈은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웃었다.“형부? 남자 친구? 왜 당사자인 저는 아무것도 모르죠?”이은정은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형부 맞잖아요. 설마 아니란 말이에요?”말하면서 그녀는 황보신혁을 향해 급히 소리쳤다.“황보 도련님, 우리 사촌 언니가 바로 이 사람 아내예요. 전 이 사람 처제가 맞다고요. 정말이에요... 정말...”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구연희는 이를 악물었다.“나 때렸잖아요! 그럼,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남자 친구가 아니면 뭔데요?”그 말을 듣고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무척이나 차가웠다.특히 대문 앞에서 구연희와 재벌 2세들이 윤도훈을 모욕했던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은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여자 재벌 2세들은 한곳에 모여 피식 웃기까지 했다.“어이가 없어. 그렇게 무시하더니 이제 와서 남자 친구라고? 상대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그러게 말이야. 그렇게 세상 도도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웃겨 참!”지금 가장 당황하고 얼굴이 굳어진 사람은 정이수이다.한동안 구연희를 추구하면서 상대는 늘 잡힐 듯 말 듯하며 간을 보았었다.그런 그녀가 황보신혁에게 먼저 달라붙더니 이제는 윤도훈을 강제로 남자 친구로 우길 줄은 몰랐다. 이제는 삼대 가문 중의 하나로 남은 정씨 가문 도령인 그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온갖 정성을 다해 사랑을 추구했던 결과가 이러하니 말이다.이때 윤도훈은 이은정과 구연희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래요?”“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황보 도련님께서 왜 나를 형제로 삼은 거겠어요? 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겠어요?”그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일부러 어세를 높여 물었다.“내가 황보 도련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요. 알겠어요?”그 말을 듣고서 구연희와 이은정은 멍하니 있다가 가까스로 알아차렸다.“네?”옷을 입고 있는 황보신혁을 보고서 두 사람은 순간 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그럼, 그 뜻은...’‘그래! 황보 도련님이 돼 윤도훈 저놈과
윤도훈은 황보신혁한테서 천년설련을 받게 되었다.천지재보인 만큼 무척이나 사치스러운 상자 안에 보관되어 있었다. 옥으로 된 상자.단지 상자만으로도 흔하지 않은 보물처럼 보였다.형체가 말고 투명한 것이 천년설련의 영기를 고스란히 보관할 수 있었으니.그 외에도 그 속에는 천년이 된 얼음도 함께 있었다. 설련의 신선함을 보존하기 위해.윤도훈은 만족해하며 황보신혁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난 뒤 재벌 2세한테서 받은 포르쉐918을 몰고 도운시로 돌아갔다.한편, 아우디 Q7 안에서.아직도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있는 이은정은 두 눈에 한이 가득 베어 있다.이천강 역시 일그러진 얼굴로 도망이라도 가듯이 QS 리조트에서 빠져나왔다.“윤도훈! 빌어먹을 놈! 감히 날 가지고 놀아!”“아! 아! 아...”“두고 봐! 내가 어떻게든 꼭 복수하고 말 거야! 백배 천배로 갚아주고 말 거야!”뒷자리에 앉은 이은정은 히스테릭을 부렸다.장본인인 황보신혁에 대한 노여움은 드러내지 못하고 애꿎은 윤도훈한테로 화살을 돌렸다.윤도훈에게 바보처럼 당하게 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하면서.본래 오늘 교류회에서 여러 명의 남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연락처까지 주고받았었다.그러나 조금 전의 일로 그 남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은정을 차단해 버렸다.같은 시각 QS 리조트 방안에서.화가 잔뜩 난 구교훈은 실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구연희를 바라보고 있다.“연희야, 너 정말...”야단을 치고 싶었으나 사랑하는 손녀에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사람 자기가 아니라 손녀라면서.울부짖고 있는 구연희의 두 눈에는 짙은 원한과 수치스러움이 가득하다.“할아버지, 윤도훈 그 미친놈한테 꼭 복수해 주세요!”“앞으로 어떻게 얼굴 들고 다녀요!”“그 쓰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된 거잖아요!”“흑흑흑...”구교훈은 콧방귀를 뀌며 표정이 다양했다.사랑하는 손녀가 이러한 모욕을 받게 되었으니 그 또한 가슴이 미어지고 있다.구연희를 데리고 윤도훈에게 사과하러 가려고 했건만
이진희 곁을 맴돌던 ‘스파이’ 구명진의 정체를 밝혀낸 것을 시작으로 하여 여러 약품까지 만들어내어 회사 제품을 시장에 널리게 하기도 했었다.게다가 이천강을 쫓아내어 이진희가 회사를 완전히 장악하게 도와주기도 했었고.그 중 어느 한 사건이라도 일단 운을 떼기 시작하면 회사 직원들은 하루 종일 뒷담화를 할 수 있다.이천강으로 인해 양유나가 회사에서 쫓겨났지만, 이진희가 다시 회사의 대표가 되면서 그녀는 자연스레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이 모든 건 모두 윤도훈 덕분임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윤도훈에 대한 태도가 공손하면서도 감격스럽다는 것이다.“안녕하세요. 저 사람들은 누구예요?”윤도훈은 인사를 건네고서 바로 물었다.“SJ 의약 상인 협회 사람들이에요.”“SJ 의약 상인 협회라고요?”윤도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되물었다.“네. S시와 P시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공동으로 만들어낸 협회인데, 그쪽에서 대표를 파견하여 대표님과 의논할 게 있다고 했습니다.”“의논이요? 뭘 의논한다는 거죠?”윤도훈은 아리송하기만 했다.“실은 전에 이천강 씨께서 그린 제약회사를 관리하고 계실 때 이 협회에 들어가려고 했었습니다. 다만 여러 번의 신청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기각됬었고요.”말하면서 양유나의 얼굴에 탄복하는 모습이 드러났다.“하지만 이번에 그쪽에서 먼저 우리 측에 초청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회사가 SJ 의약 상인 협회에 들어갔으면 하면서요. 이게 모두 대표님과 윤 선생님 덕분입니다.”“SJ 의약 상인 협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들 영광으로 생각하고 회사 실력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거든요.”“그렇군요.”윤도훈은 떨떠름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때 정장을 입은 사람들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모습이었다.앞장선 올백 머리는 윤도훈은 양유나를 힐끗 보더니 대뜸 자만한 모습을 드러냈다.윤도훈은 덤덤한 시선으로 그들의 오만한 자태를 보면서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이윽고 양유나는 그들
“회사의 결책자이기도 한다고요?”“흥!”그 말을 듣고서 여진묵은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윤도훈을 향해 콧방귀를 뀌며 한껏 상기된 얼굴로 앉았다.윤도훈에 대한 질투심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저희 SJ 협회에서는 전에 귀사의 가입 신청서를 받은 적이 있어요. 여러 차례 심사를 거쳐 얼마 전에야 귀사의 자격을 인정한 거예요.”그러더니 여진묵은 이진희를 향해 웃으며 덧붙였다.“이 대표님, 저희 SJ 협회에 가입하게 되셔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의약 업계에서는 이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데 어떠세요? 기분 좋으시죠?”이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습니다.”실은 내심 살짝 답답한 이진희이다.그린 제약 회사에서 SJ 의약 상인 협회에 신청서를 넣은 건 사실이지만 이천강이 있을 때 했던 일들이다.이천강의 손에서 회사의 모든 권력을 건네받은 뒤로 반년 동안 이진희는 단 한번도 주동적으로 신청한 적이 없다.근데 갑자기 SJ 협회에서 먼저 회사로 찾아올지는 몰랐다.대략 짐작 가는 이유가 회사에서 연이어 새 제품을 내놓으면서 그 제품들이 잘 팔리기 시작해서 찾아온 게 아닌 가 싶었다.윤도훈이 가장 먼저 내놓은 그린 흉터 제거 약품이든 금창약이든 하트 라이트든 그 뒤로 나온 이씨 비염제 그리고 이씨 다이어트 제품이든 모두 단기간에 좋은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다.게다가 홍지명을 비롯한 여러 대리상의 힘으로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명성이 자자해졌다.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진희는 속으로 기뻤다.그러나 이때 윤도훈이 입을 여는데.“여 대표님,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고 나서 저희 회사 측에서 뭘 하면 되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여진묵은 그를 힐끗 보고서 더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남자 보다는 이진희와 같은 미녀와 말을 섞고 싶은 일인이다.“관련 자료만 제출하시면 됩니다.”차가운 목소리로 얼렁뚱땅 대답하고 말았다.“그래요? 그렇게 쉬운 거예요? 저희 측에서도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