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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윤도훈은 어이가 없는 동시에 우습기만 했다.

돈 있고 권력이 있으면 평범하게 입으면 안 되는 걸까?

버스 타러 버스 터미널에 가면 안 되는 걸까?

택시 정도도 타지 못하는 걸까?

어디 가나 고급 차를 끌고 다녀야 하는 걸까?

바닥에 돈이 떨어졌는지 줍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일까?

이런한 마인드로 세상을 살아가다니 천박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리 예쁘다고 한들 겁데기에 불과할 뿐 안은 텅 비어 있으니 말이다.

윤도훈은 더 이상 뭐라고 설명하기조차 귀찮았다.

폭발로 요행이 살아남았지만, 옷도 차도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걸 말한다고 한들 믿을 것 같지도 않았다.

“너...”

구연희는 윤도훈을 삿대질하며 얼굴이 당장 터질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남자한테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그녀이다.

강양 대학의 얼짱으로 명문 도령들이 줄을 서서 자기를 여왕처럼 모시는데 지금 이러한 천대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뭐? 그만 떠들고 가서 일이나 봐. 귀찮게 하지 말고.”

“왜? 한 대 더 맞고 싶어?”

윤도훈은 말하면서 제스처를 취했다.

순간 구연희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되었다.

터질 것만 같은 얼굴과 두 눈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가득했다.

매너라고는 일도 없는 쓰레기만도 못한 윤도훈이 정말로 때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팍 들었다.

“너 딱 기다려! 딱!”

구연희는 이를 갈며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눈물을 참아냈다.

윤도훈에게 다가와 마음속의 억울함과 달갑지 않음을 제대로 분출하고 싶었지만 되려 모욕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구연희는 그 한마디만 덩그러니 남기고 뒤돌아 떠났다.

돌아서자마자 누군가와 부딪힐 뻔했는데,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모르는 이가 봤으면 무척이나 억울한 일을 당한 것만 같았다.

“연희야, 왜 그래?”

구교훈은 손녀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할아버지...”

구연희는 울먹이며 고개를 돌려 윤도훈을 바라보았는데, 두 눈에는 한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보고서 구교훈은 윤도훈을 매섭게 째려보았다.

“대체 뭐 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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