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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자, 먼저 좀 먹어!”

육연우가 서서히 진정했다. 최군성이 아이처럼 웃으며 말했다.

“빨리, 내 손맛 좀 봐!”

육연우가 작게 웃었다. 집에는 보모만 해도 대여섯 명이 있었지만 최군성은 직접 요리하기를 고집했다. 라면 한 그릇가지고 손맛 타령을 하기도 했다.

육연우는 그의 의도를 알았다. 이것들과 접촉한다면 DNA 표본을 남길 것이다. 최군성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검사하고 싶은 게 분명했다.

육연우가 작게 웃었다. 최군성은 라면 그릇을 그녀의 앞에 들이밀고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는 용기 내 말했다.

“군성 오빠, 이러실 필요 없어요.”

“뭐?”

최군성은 심장이 철렁했다. 육연우는 씁쓸하게 웃고는 최군성의 눈을 보며 천천히 말했다.

“내가 진짜 육소유인지 확인하고 싶은 거 아니에요? 나 사실... 아니에요.”

최군성이 흠칫했다. 하마터면 라면을 쏟을 뻔했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직접 그 말을 들으니 충격이 컸다.

“제대로 다시 인사하죠. 전 육연우에요. 육명진이라는 육...”

육연우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숨 막히는 침묵이 이어지더니 최군성이 웅얼댔다.

“역시 육명진 딸이 맞았구나.”

“역시?”

“응, 둘이 닮았다고 생각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진짜일 줄이야.”

“전 안 닮고 싶은데.”

육연우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최군성이 물었다.

“왜 경섭 삼촌과 우정 아줌마를 속이려 한 거야? 우정 아줌마는 딸 생각에 미치기 직전이야! 그런데도 속이고 싶어?”

육연우는 아무 표정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최군성을 보지 않으면 자신과 최군성을 갈라놓을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자신이 최군성의 세상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둘은 엄연히 다른 세계 사람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육연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군성 오빠, 만약에... 만약에요, 오빠 어머니가 불치병에 걸렸다면, 오빠는 어머니를 위해 뭐든 할 거예요?”

“당연하지!”

“그럼 내가 사람들을 속이는 것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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