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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최군형은 고개를 돌려 강소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벚꽃처럼 아름답고 여렸다.

이때, 무의식 속에서 누군가가 그에게 물었다.

“지유 기억해?”

최군형의 손이 작게 떨렸다. 그는 밥을 푹푹 떠먹는 것으로 자신의 황망함을 가렸다.

지유...

지유가 있었다면, 그는 예상대로 육씨 가문과 결혼하고, 최상 그룹을 물려받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됐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강주에 있었다. 그는 영원히 지유의 실종이 남긴 어둠 속을 걷고 있을 것이었다.

지유는 실종될 때 겨우 한 살이었다. 그도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아이들의 감정이 깊어 봤자 어느 정도겠는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터였다.

하지만 강소아를 볼 때면,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볼 때면,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을 때면, 토라진 모습을 볼 때면...

왜인지 모르게 계속 지유가 생각났다.

“정신병인가?'

그는 식사를 마치고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그릇과 수저를 싱크대에 갖다 놓았다. 강소아가 물을 틀려는데 최군형이 손을 뻗어 이를 제지했다.

“물이 아직 차가워요, 제가 할게요.”

강소아는 깜짝 놀랐다.

놀란 건 소정애도 마찬가지였다. 교육이 이렇게 성공적일 줄은 몰랐다. 이제 집안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우재와 눈을 맞췄다. 두 사람이 동시에 웃으며 걸어왔다.

“그럴 필요 없어! 아직은 우리가 있어. 소아야, 날도 좋은데 군형이와 산책이라도 다녀와!”

최군형과 강소아가 어리둥절해졌다. 그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소정애가 힘껏 그들의 등을 떠밀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문 앞에 서있었다.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먼저 가요.”

“그... 그쪽이 먼저요.”

강소아가 얌전히 최군형의 뒤를 따랐다.

최군형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큰 보폭으로 앞서 걸었다. 가로등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최군형의 그림자가 강소아의 그림자를 살포시 덮었다. 강소아의 웃음은 달님만이 보고 있을 뿐이었다.

두 사람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때 강소준이 저 멀리서 뛰어왔다.

“수호신 형님, 누군가 형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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