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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최군형은 눈을 크게 뜨고 동생을 쳐다보았다. 그가 입을 열려 할 때, 어릴 적부터 그들을 보살핀 주씨 아줌마가 웃으며 다가왔다.

“둘째 도련님, 이 기름 괜찮은 겁니다. 값도 싸고 양도 많아서 가성비가 아주 좋아요! 오늘 저녁에도 이걸로 튀김을...”

“아줌마, 일단 이거 쓰지 마요!”

최군형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네?”

“그러니까... 아껴 쓰란 소리예요!”

최군형이 코를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다. 주씨 아줌마는 어리둥절했다. 천하의 최씨 가문이 이깟 식용유를 아낀다고?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겼지만 그녀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최군형은 그 음식들이 모두 완벽하게 정리된 뒤에야 만족스럽게 웃었다.

“전 이만 부모님 뵈러 갈게요.”

그 말을 남긴 채 최군형은 자리를 떴다. 최군성과 주씨 아줌마는 얼떨떨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둘째 도련님, 큰 도련님이 어쩐 일이래요? 주방 일은 종래로 신경 쓰지 않으셨잖아요.”

며칠 전 문성원이 그의 집에 왔었다. 그는 강주에 있는 최군형의 근황을 조금 알려주었다. 총명한 최군성은 금세 이 일을 기억해 냈다.

“이상해할 거 없어요. 강주에 있으면서 주방 일을 배운 모양이에요.”

“네? 강주 별장에도 고용인들이 있지 않아요?”

“형님이 거기 살고 있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큰 도련님이 강주에서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주씨 아줌마가 마음 아프다는 듯 말했다. 조금 생각하던 최군성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형도 즐기고 있을 거예요!”

주씨 아줌마는 못 알아듣겠다는 듯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고는 일하러 갔다.

운전기사가 도착했다. 최군형은 차에 올라타고는 최상 빌라를 가로질러 부모님의 거처인 여주 별장에 도착했다.

그를 마중 나온 방한서는 웃으며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올라가라고 했다. 최군형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

“왜요?”

“올라가셔도 되긴 합니다만, 두 분을 방해하지는 마세요.”

최군형이 금세 그 뜻을 알아차렸다. 두 사람이 즐겁게 지내고 있을 게 뻔했다.

그는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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