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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햇살 좋은 주말이었지만 최군형이 없는 탓인지 강소아의 시간은 유독 느리게 흘렀다. 그녀는 멍하니 문 앞에 앉아 수박을 먹고 있었다. 이때 자동차 경적이 텅 빈 이곳에 쨍하게 울렸다.

강소아가 급히 달려 나갔다. 문 앞에는 태양 아래 반짝거리는 빨간 스포츠카가 서 있었다. 컬 굵은 파마를 한 운전자가 선글라스를 벗고 강소아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가서 놀자! 빨리 타!”

강소아가 깜짝 놀라 소리 지를 뻔했다.

“수영아? 네가 어떻게...”

눈앞의 하수영은 강소아가 아는 하수영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지난주까지 하수영은 수수한 옷차림에 매일 조용히 다니는 여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강소아가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프다는 말뿐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올 거야, 안 올 거야?”

강소아가 웃으며 하수영의 차에 올라탔다. 차 안도 역시 호화로웠다. 가격이 상당할 것 같았다.

강소아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자기 티셔츠와 바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이어 하수영의 원피스와 하이힐, 보석이 박힌 목걸이와 진주 팔찌를 쳐다보았다. 하수영은 백조가 되었는데 자신은 여전히 미운 오리인 것만 같았다.

차 뒷좌석에는 하수영의 명품 백이 놓여있었다. 강소아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며칠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사람이 이렇게나 달라진 거지?’

“야, 왜 그래?”

하수영이 웃었다. 차가 달리자 그녀의 머리가 바람에 날렸다. 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강소아가 입꼬리를 올렸다. 우리 다른 세상 사람 같아, 그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다르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너 되게 예쁘다.”

그 말을 들은 하수영이 환하게 웃었다.

“소아야. 이렇게 치장하니 구자영도 나한테 안 될 것 같아, 안 그래?”

“넌 원래 걔보다 예뻐!”

“오늘 너도 나처럼 예뻐지게 해 줄게!”

“응?”

강소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하수영이 액셀을 힘껏 밟았다. 차가 강변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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