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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전화음이 한참을 울렸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더욱 당황했다. 표정은 굳어졌고 코끝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그들을 태운 차는 이미 최상 빌라로 들어서고 있었다.

강서연은 역시나 차에서 잠이 들었다. 최연준은 모두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사인을 보내고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최군성은 헤드셋을 끼고 휘파람을 불며 부럽다는 눈빛으로 아빠를 쳐다보았다.

“형, 난 언제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아빠가 엄마를 대하는 것처럼 평생 아껴줄 수 있는데.”

최군형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제야 최군성은 형의 안색이 창백하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을 보아냈다.

“무슨 일 있어?”

최군형은 그를 흘깃 보고 돌아가 쉬라고 한 뒤 홀로 정원의 구석까지 걸어갔다. 계속해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으나 여전히 받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몇십 개의 가능성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 오솔길을 걷다가 위험에 처했을 수 있다. 어쩌면 구자영에게 당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미...

최군형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전용기를 불러 강주로 돌아가려 할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 무슨 일 있어요? 목소리가 왜 그래요, 무섭게!”

최군형은 멈칫했다. 이내 스르르 긴장이 풀렸다. 자신이 들어도 정상적인 목소리 같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감정을 감추는 데 익숙한 사람에게 이런 반응은 확실히 비정상적이었다.

“큼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기, 그러니까, 방금, 방금 당신이 해변에서 산책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라도 걸어서 알려주려고요. 날이 추운데 옷 많이 입고 다녀요!”

최군형이 헛기침하고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강소아가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지금 여름이잖아요!”

“아, 그럼 날이 더운데 옷 많이 입고 다녀요.”

“최군형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오성과 강주는 그리 멀지도 않은데, 왜 지구 반대편에 있는 것 같죠?”

강소아가 깔깔거리며 물었다. 최군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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