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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최군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마디라도 좋았다. 이 한마디를 최군형은 평생 기억할 것이다.

“이제 집에 가요!”

강소아가 폴짝거리며 앞장서 걸었다. 최군형은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작고 가늘었다. 뛰어가는 모습이 꼭 토끼 같았다.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강우재는 가게에, 소정애는 주방에 있었다. 강소준도 공부에 열중하느라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최군형과 강소아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풉 하고 웃었다.

하지만 얼마 뒤, 강소아는 뭔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거실의 서랍장들을 뒤지고 있었다. 최군형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물었다.

“뭐 찾아요?”

“어... 집에 있겠는데, 어디 갔지...”

“뭐 찾아요? 도와줄게요.”

“군형 씨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전에 화랑에서 산 무명 화가의 그림을 찾고 있어요.”

강소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최군형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건 왜요?”

“그림 시합에 나가려 하는데, 전에 구자영이 와서 저보고 학교 화실에서 연습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군형 씨, 학교에 있는 공용 화실인데 왜 제가 쓰면 안 되는 거예요?”

강소아가 고개를 숙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그런데 구자영은 왜 그렇게 한 거예요? 연습을 방해하려고요?”

“아뇨, 구자영은 실력이 형편없어서 매번 제 숙제를 베껴가요! 이번에도 제 작품으로 참가할 생각인가 봐요.”

강소아가 최군형의 눈을 쳐다보며 답했다. 최군형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런데 이게 찾으려는 그림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

“그... 그 그림을 찾아서 구자영을 망신당하게 하려고요!”

“그림 한 장으로 망신당하게 할 수 있어요?”

“구자영도 이번 시합에 참여했어요. 하지만 걔 실력으로는 본선에도 못 나갈 거예요. 그래서 제 그림을 베끼려는 거고요. 걔가 화실에 올 때부터 눈치챘어요. 아, 내 그림을 베끼려 하는구나!”

“정말 보여준 건 아니죠?”

“당연히 아니죠! 그 이후로 밤마다 몰래 제 그림을 이곳에 옮겨왔어요. 그리고 한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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