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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최군형이 보여준 그림들을 본 강소아는 그 명쾌한 색채와 붓놀림에 깊이 빠졌다. 특히 그 반딧불이 그림은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강소아가 감탄을 내뱉었다.

“어느 분이에요? 정말 잘 그렸어요! 직접 그림을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최군형이 작게 웃었다. 외할머니는 전문 화가도 아니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반딧불의 빛”은 20년 전 오성에서 400억 원에 팔렸었다.

그림 좀 그린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몰랐다. 필경 외할머니는 계속 남양에 있었기에, 먼 강주까지 그 명성이 닿기란 어려웠다.

윤문희는 천성이 겸손한 사람이라 인터넷에서도 그녀의 그림을 찾기 힘들었다. 전문적인 그림 사이트 VIP만이 그녀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아는 사람은 더욱더 적었다.

따라서 외할머니의 그림을 모작하는 건 가장 좋은 방법일 터였다.

최군형은 강소아더러 컴퓨터를 켜게 하고는 그림 몇 장을 그녀의 컴퓨터에 전송했다.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모작해 봐요!”

“뭘 고를 지 모르겠어요! 이 선배님 화풍이 남다르신데, 대 화가시죠?”

“...아뇨, 하지만 이분 그림은 제게 많아요.”

강소아가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최군형도 살 수 있을 정도면 크게 유명한 사람은 아닐 터였다.

“아쉽네요, 이런 그림은 비싼 가격에 팔려야 할 텐데.”

최군형은 급히 그림 도구들을 세팅하고는 들킬세라 말을 아꼈다.

“꼭 그런 것도 아니죠. 어서 그려요. 조금 뒤에 밥 먹을 거예요.”

“네!”

강소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반딧불의 빛”을 골랐다.

......

“이 그림 정말 특별해요! 제가 모작해 낸다면 구자영이 틀림없이 베껴갈 거예요!”

최군형이 그녀와 함께 웃었다. 그림 보는 눈이 좋았다.

강소아는 빠른 속도로 스케치를 끝내고는 색을 칠했다. 그 과정은 실로 고단했다.

그녀는 작품에 대한 요구가 높은 사람이라, 모작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최대치를 끌어내려 했다. 팔레트의 물감이 몇 번씩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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