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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번호를 누르는 하수영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전화가 통하는 순간 그녀의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여보세요?”

“허허. 하수영 씨.”

남자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요즘 물건 참 많이 사던데요!”

하수영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 카드들을 그냥 주는 게 아니란 걸 진작 알아챘어야 했다. 그들은 줄곧 그녀의 소비를 감시하고 있었다.

“네. 리미티드 가방이랑 샤넬 정장 그리고 화장품 몇 개를 샀을 뿐이에요… 왜요? 사면 안 돼요?”

“그것들만 산 게 아닐 텐데요…”

전화에서 종이를 휘리릭 펼치는 소리가 났다.

“스포츠카도 샀다고 명세서에 적혀있는데요!”

“지하철 타기 싫어요. 좀 편하게 살려고 산 건데 뭐가 문제예요?”

남자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건… 다 제가 받아 마땅한 것들이에요!”

하수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강소아의 샘플을 가져오고 강소아를 견제하지 않았더라면 당신들의 계획이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되었을까요?”

“음? 받아 마땅한 것들이라고…”

남자가 하수영의 말을 곱씹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선생은 역시 하수영 씨를 잘 아시는군요!”

“그게 무슨 말이죠?”

통제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웃기만 했다. 그러더니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

“눈물점을 찍는 것 말고 그녀의 외모를 크게 바꿀 방법이 없을까요?”

“거기서 더 어떻게요?”

하수영이 코웃음을 쳤다.

“성형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선생이 그 돈을 쓰려고 하시겠어요?”

“여자애가 말을 그렇게 톡톡 쏘면서 하지 말아요. 귀엽지 않거든요!”

“돈을 조금 썼을 뿐인데 굳이 전화해서 물어볼 필요 있어요?”

하수영이 화를 냈다.

“잘 들어요. 날 계속 화나게 했다가는 강소아를 데리고 오성에 갈 거예요! 그때 가서 당신들이 어떡할지 보자고요!”

“아가씨.”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충동하지 말아요. 그러지 않았다가는… 두 사람이 오성에 가기 전에 죽을 수도 있어요!”

겨우 20대 초반인 하수영은 협박받는 걸 지극히 싫어했지만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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