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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화

어정에 도착한 임구택은 자기 정장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소파에 앉았다. 텅 빈 방을 바라보며 소희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하게 마음을 파고들었다. 구택은 불안한 감정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다가, 게스트 룸 쪽을 바라보며 그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구택은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불을 켜자 익숙한 모든 것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전에 소희가 이곳에 살 때, 구택은 밤에 자주 이곳을 찾곤 했다. 소희는 보통 발코니의 소파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구택은 소희의 책을 가져가 키스했다.

구택은 발코니로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그곳에 놓인 쪽지를 발견했다. 소희가 없을 때, 구택은 여러 번 이곳을 방문했지만 쪽지를 본 적은 없었다. 그럼, 이것은 소희가 운성으로 돌아간 날 남긴 것일까? 구택은 쪽지를 펼치자 그 안에는 예쁜 글씨로 쓰여 있었다,

“임구택, 잘자!”

그 글자를 보며 구택은 마음이 요동치고, 소희에 대한 그리움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내 구택은 휴대폰을 꺼내 소희에게 영상통화를 요청했다. 7초 후, 화면이 연결되고, 소희는 침대에 엎드려 웃으며 말했다.

“보고 싶었어?”

구택은 눈가에 온화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자고 있었어?”

“아니!”

소희는 손으로 볼을 괴며 말했다.

“책 좀 더 보고 자려고.”

“할아버지 기침은 좀 어때?”

“응, 많이 나아졌어!”

소희는 책에 시선을 돌리며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내가 책 좀 읽어줄게.”

“좋아!”

구택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따뜻한 불빛 아래에서, 소희의 눈빛은 부드럽고 맑았다. 소희는 하늘색 실크 파자마를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등 뒤로 풀어헤쳐져, 방 안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마음을 평화롭게 했다.

소희는 페이지를 넘기며 부드럽게 말했는데 소희의 목소리는 조용한 밤에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구택은 소파에 기대어 소희를 지켜보았다. 소희의 목소리를 들으며, 불안했던 마음은 가라앉았지만, 그리움은 더욱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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