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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1화

소설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설아는 항상 자부심이 강했지만, 임구택의 말은 공개적으로 설아의 마음을 꿰뚫어 버린 듯 극도로 난처하게 만들었다. 구택은 의자에 편안히 기대어 있었지만, 기세는 굉장하게 느껴졌다.

“일에 집중하고,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나는 일 잘하는 비서는 필요하지만 아첨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요.”

“만약 후자가 되고 싶다면 결국엔 도태될 겁니다, 알겠나요?”

설아는 손을 꽉 쥐었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그 속으로 숨고 싶을 정도로 당혹스러워 구택을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

“알겠습니다!”

“나가세요.”

구택의 목소리는 무심했고, 조금의 희망조차도 품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설아는 바로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을 나온 후에도 설아의 얼굴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수치심과 모욕감이 설아의 마음속에서 솟구쳐 오르며, 그 순간 설아는 구택 앞에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고 사표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소희는 임구택의 관심을 아첨으로 얻었는데, 왜 나는 비웃음과 조롱만 가득할까?’

칼리가 다가와 의아한 듯 설아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에요? 사장님한테 꾸중 들었나요?”

최근 구택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자 설아는 칼리를 차갑게 흘겨보며 말했다.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일이나 잘하세요.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요.”

칼리는 눈을 크게 뜨고, 화가 난 듯 설아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정말 이상하네!”

칼리는 사무실로 들어가 몇 장의 문서를 들고임구택에게 결재를 요청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 소희 씨는 왜 안 오나요?”

그러자 구택은 펜을 잠시 멈추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소희는 집에 갔어요.”

“아!”

칼리는 그제서야 이해했다. 자신의 사장님이 최근 기분이 안 좋은 것은 여자친구와 잠시 헤어져서였다.

구택이 결재를 마치자 칼리는 문서를 챙기며 말했다.

“10분 후에 고위 회의가 시작됩니다. 회의 자료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그러자 구택은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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