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7화

노형원의 말에 강시유는 다시 방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다시 봐도 로젠의 스위트룸과 비교하면 초라할 뿐이었다. 깊은 한숨을 내쉰 강시유가 대답했다.

“나쁘지 않네.”

“뭐야? 나쁘지 않다니. 그 방 다른 방보다 훨씬 더 비싸다고.”

시큰둥한 강시유의 반응에 노형원이 오히려 불만섞인 표정으로 구시렁댔다.

“뭐 비싸면 얼마나 더 비싸다고 그래.”

평소라면 바로 의견을 굽혔겠지만 강시유도 마음이 착잡하니 말이 이쁘게 나갈 리가 없었다.

“5만 원이다 더 비싸다고.”

하지만 강시유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말을 이어갔다.

“시유야, 우리 사정이 예전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 회사에 이런저런 문제가 많다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새로운 직원도 뽑아야 하고 시장 규모도 더 확대해야 해. 내가 계산해 봤는데 앞으로 한동안은 좀 더 아끼면서 살아야 할 것 같아. 그래도 앞으로는...”

“앞으로는! 앞으로는! 그놈의 앞으로는!”

가만히 듣고만 있던 강시유가 결국 버럭했다.

“내가 원하는 건 지금이야! 그런데 넌 맨날 앞으로란 소리밖에 안 하더라? 그렇게 막연한 미래는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고!”

울분을 쏟아낸 강시유의 뺨으로 눈물 한 줄기가 쏟아져내렸다.

강시유가 이렇게 화를 낸 건 처음이라 노형원도 당황했는지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시... 시유야?”

노형원이 더듬거렸다.

“너 오늘 기분 별로야?”

“응!”

“나 때문에?”

잠깐 고민하던 노형원이 말을 이어갔다.

“아니면 로젠 그 자식이 너한테 무슨 짓이라도 한 거야?”

노형원이 로젠을 언급하자 괜히 찔린 강시유가 반박했다.

“그럴 리가 있겠어. 이상한 생각 좀 하지 마. 네 머릿속에는 그런 거밖에 안 들었지? 다 한소은 그 계집애 때문이라고!”

“한소은?”

생각지 못한 이름에 노형원이 흠칫했다.

“한소은 만났어? 걔도 진해시에 간 거야?”

“그래! 걔도 톱 클래스 좌석에 마중 온 차는 롤스로이스더라! 노형원, 이게 뭐야! 왜 걔는 시원을 나가고 승승장구 중인데 너랑 난 이렇게 궁상이나 떨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