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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3화

한소은의 자조적인 말에 여왕은 화가 좀 가라앉았다. 아니면 무슨 다른 생각이 났는지 여왕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안색만 어두워졌다.

“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

“사실 폐하께서 생각하시지 못한 게 아니라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죠.”

한소은은 단 한마디로 여왕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프레드는 폐하 곁에 오랫동안 있었고 폐하께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죠. 그러니 폐하께서도 주변 사람이 폐하를 배신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 분노뿐만 아니라 실망과 슬픔도 동반했다.

마치 임상언이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상언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의 배신 때문에 실망감에 빠져 있었다.

여왕 같은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여왕처럼 권세가 높은 사람이 가장 걱정하는 게 바로 주변 사람들의 배신이었다. 신뢰를 주고 배신을 당하면 그 신뢰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여왕은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프레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안 돼요. 요 몇 년 동안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많은 일들은 이미 프레드의 의견을 듣고 있었어요. 대부분의 일도 그에게 맡겼는데. 전혀 저를 배신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사람의 야심은 헤아릴 수도 없고 사람의 욕심 또한 끝이 없는 법이죠.”

한소은은 차분한 눈빛으로 여왕을 바라보았고 당황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담담해 보였다.

“두렵지 않아요?”

여왕은 한소은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도 무엇을 직면하게 될 것을 잘 알고 있잖아요.”

“전 이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뭐가 어때서요? 두려움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저는 아주 열심히 두려워하고 있겠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죠.”

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책 밑부분을 꼬며 천천히 말했다.

“사실 지금 폐하께서 저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을 거예요.”

여왕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큰 소리로 웃었다.

“제가요? 제가 뭐가 두려워요. 전 여왕이라고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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