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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말을 마친 그는 바로 노인의 앞으로 다가갔다.

“어르신, 제가 병을 고쳐드릴 수 있습니다. 저를 한번 믿어보시겠습니까?”

“어르신, 저 녀석 말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실력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

“어르신도 자신의 상황을 이미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큰 병원에서도 포기한 병을 저 녀석이 고칠 수 있다면 제 손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장지민은 다급히 다가와서 노인을 설득했다.

조금 전 그가 진찰한 결과를 보면 노인의 간 상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간 동맥이 좁아지면서 혈류가 혈관을 막았고 이미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서의학에서는 노령화로 인한 간경화 말기라고도 이야기한다. 이미 이 상태까지 진행되었으면 이식해도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만약 이도현이 정말 이 병을 완벽히 치료한다면 그거야 말로 세상이 미쳐돌아간다는 증거인 것이다.

처음부터 이도현을 믿지 않았던 여자는 그 말을 듣고 더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당연히 할아버지의 목숨을 가지고 도박할 생각이 없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됐어요. 할아버지를 당신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

상대의 단호한 거절에 이도현은 어색한 표정으로 코끝을 매만졌다.

현재 그의 의술이 세간에 알려진다면 아마 수많은 중증 환자들이 줄을 서서 치료해달라고 애걸복걸할 텐데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을 당하다니.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데 이때, 잠자코 있던 노인이 입을 열었다.

“아가, 저 젊은 친구도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자신하는 거겠지. 난 한번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구나. 어차피 3개월 뒤에 죽을 목숨인데 기적에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만약에 완치가 가능하다면 잘된 일 아니냐.”

“하지만 할아버지….”

“걱정 마. 실패해도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겠어?”

노인은 손녀의 말을 끊고 이도현에게 말했다.

“젊은 친구, 염치 없지만 이 한 목숨 자네에게 부탁해도 되겠나? 성공만 하면 보수는 섭섭지 않게 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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