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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그런데 만약 능력이 없다면 신의 자리에 앉혀도 제대로 해낼 수 없고. 그리고 아직 젊으니 더 배우라고 했어요. 그러니 한의원을 가든 말든 상관없어요.”

나는 진심을 말한 것뿐인데 형수는 나를 대견하다는 듯 바라봤다.

“역시 착하네요, 앞으로 크게 되겠어요.”

형수는 이 말을 하면서 시선을 내 아래로 옮기더니 깜짝 놀란 듯 말했다.

“방금 전에 찬물로 샤워했는데 왜 또 이렇게 됐어요?”

그건 나도 답답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욕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지나서 이렇게 됐어요.”

“하, 이건 수호 씨가 그동안 여자를 만나지 못해 욕구가 쌓여서 그래요. 괴로운 건 알겠지만 절대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은 하지 마요. 난 수호 씨 형수예요.”

“오늘 밤 내가 알려준 대로 몰래 베란다 넘어가 봐요. 애교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어떻게 꼬셔야 할지도 감이 잡힐 거예요.”

나는 애써 욕구를 억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형수가 나를 더 이상 보지 않을까 봐 가지고 있던 마음을 포기했다.

그 사이, 형수가 전화로 형이 오늘 야근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걸 확인한 덕에 우리끼리 식사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치자 날이 점점 어두워졌고, 형수는 나더러 얼른 베란다로 가라고 재촉했다.

“네? 이렇게 빨리요? 이따가 가면 안 될까요?”

‘아직 밖이 밝은데 너무 급한 거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애교 누나가 이 시간에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잖아.’

“수호 씨가 어떻게 알아요? 우선 넘어가서 쪼그리고 앉아 때를 기다려야죠.”

형수의 끈질긴 설득 끝에 나는 결국 몰래 애교 누나네 집 베란다로 숨어들었다.

역시나 침실에는 아직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거실에서 티브이 소리가 들려왔다.

‘거실에서 티브이 보고 있나 보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니?’

나는 무료한 나머지 베란다를 둘러봤다.

그랬더니 베란다에 널려 있는 속옷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속옷은 모두 애교 누나 거였다.

‘그런데 바나나는 왜 걸려있지?’

‘설마 그러려는 건 아니겠지?’

이건 내 생각이 더럽다고 생각할 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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