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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하지만 말캉한 입술이 느껴지기는커녕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눈을 떠보니 형수는 어느새 욕실 문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수호 씨, 방금 뭐한 거예요?”

형수의 질문에 나는 가슴이 콕콕 찔렸다.

나쁜 짓 좀 하려고 했더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덜미만 잡히다니.

너무 쪽팔렸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건 어렵게 용기를 냈는데 형수가 그걸 망쳐버렸다는 거였다.

나는 말을 더듬으며 황급히 형수의 눈을 피했다.

“형수님,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요.”

“천천히 씻고 나와요. 나는 저녁 준비하러 갈 테니까.”

형수는 이 말만 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거야? 형수가 분명 나를 변태라고 생각할 텐데.’

나는 내 얼굴을 세게 때렸다.

“정수호! 너 어떻게 형수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맞지 않은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

심지어 넋이 나가 제대로 샤워할 수 없어 대충 씻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그 시각, 형수는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주방에 가서 형수를 보고 싶었지만 그럴 배짱이 없어 내 방으로 돌아갔다.

“하!”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나는 형수에게 사과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형수가 나를 그렇게 도왔는데, 나는 형수를 상대로 그런 생각이나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했다.’

나는 속으로 구시렁대며 젖은 바지를 벗었다. 그러고는 깨끗한 바지로 갈아입으려 할 때 침대에 묻은 얼룩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미 말라 있었다.

‘난 분명 침대에서 한 적 없는데, 이건 어디서 났지?’

나는 이때까지 형수가 나 몰래 내 침대에서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걸 몰랐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깨끗한 바지로 갈아입은 뒤 주방으로 향했다.

형수가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처럼 주방 입구에 서 있었다.

“형수님, 죄송해요. 아까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형수는 그 말에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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