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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래, 휴식해.”

형수가 전화를 끊자 나는 다급히 물었다.

“애교 누나가 뭐라는데요?”

형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 말도 안 하려고 해요. 몸이 불편해서 휴식하러 돌아갔다고만 하지.”

그 말을 들으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휴, 다행이다.”

그런데 형수가 내 머리를 때리며 말했다.

“다행이라니요?”

“애교 누나가 아무 말도 안 했으니 제가 난감해할 필요는 없잖아요.”

“애교가 말 안 한다고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돼요? 잘 들어요. 애교가 말 안 할수록 그 일이 애교의 머릿속에 더 깊이 박힐 거라고요. 심지어 매번 만날 때마다 수호 씨가 차에서 했던 짓이 떠오를 거고.”

형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이건 내가 무심코 형과 형수가 그런 짓을 한 장면을 봤을 때와 같다.

매번 형수가 나한테 애매한 행동을 할 때마다 형수가 내 침대에 있는 장면이 떠오르니까.

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그럼 어떡해요?”

형수는 잠깐 생각하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애교는 입이 엄청 무거워요. 그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하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여자가 입도 열기 싫어하는데 몸은 어떻게 열겠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써 봐야겠어요.”

“무슨 방법이요?”

“애교가 천천히 덫에 걸리게끔 유도해야죠.”

형수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그런데 형수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우선 밥부터 먹어요. 이따가 천천히 가르쳐 줄게요.”

형수는 나를 배불리 먹이려고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방금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을 테니 몸보신 하라고 했다.

“내가 영상 보내준 건 학습하라고 보낸 거지, 그걸 낭비하라고 보낸 게 아니에요. 앞으로 혼자 하지 마요. 정 참기 힘들면 내가 도와줄게요. 알았어요?”

나는 순간 흥분을 감출 수 없어 어떻게 도와줄 건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형수가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는 건 나에게 서프라이즈를 줄 거라는 생각에 묻지 않았다.

그 대신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요.”

그 뒤로 형수가 나에게 음식을 짚어 주었지만 나는 형수가 한 말 때문에 더 이상 먹는 데 집중할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곧바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애교 누나가 없으니 형수가 직접 운전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동안 나는 아직도 얼룩이 남아 있을까 봐 전전긍긍했으나, 역시나 불행하게도 형수한테 들키고 말았다.

“아니, 지금 내 차에도 묻혔어요?”

“형수님, 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나는 난감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하지만 형수는 나를 나무라는 대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동성 씨는 원해도 없던데, 어쩜 이렇게 낭비할 수 있지. 차라리 두 사람 바뀌었으면 좋았을 텐데.”

“타요.”

반 시간 뒤, 우리는 집에 도착했다.

형수는 나더러 휴식하라고 하고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곧바로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어렴풋하게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비비며 일어나 보니, 형과 형수의 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심지어 어렴풋이 형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참지 못하고 벽에 귀를 바싹대고 형수의 소리를 들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삐걱거리는 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멈춰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형수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당신이 말한 효과 좋다는 약이야? 진동성, 설마 사기당한 거 아니야?”

“그럴 리 없는데, 왜 이렇지? 그때 먹어봤을 때는 정말 효과 좋았는데?”

“먹어 봤다고? 누구랑 했는데?”

“아니, 이 약은 내가 길거리에서 산 건데, 누구랑 했겠어. 그냥 그 자리에서 먹어봤을 때 효과 좋은 것 같아 자기랑 하려고 바로 샀지. 그런데...”

형과 형수가 다투는 소리를 들으니 내심 형이 안타까웠다.

이제 서른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 안 된다니 분명 마음이 말이 아닐 거다.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한테 속아 약을 샀을 리 없었을 테니까.

그때 형수가 문을 쾅 닫고 주방으로 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도 방을 나갔다.

하지만 형수와 달리 형은 충격이 심했는지 집을 나가 버렸다.

‘내 정력을 형한테 절반만 줬으면 좋았겠는데.’

내가 한창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씨, 아직도 안 깼어요?”

나는 다급히 자는 척했다.

형수는 내가 한참 동안 문을 열지 않자 조용히 들어왔다.

하필이면 그때 갑자기 내가 잘 때 옷을 모두 벗고 팬티만 입고 있다는 게 생각났다.

심지어 이불도 덮지 않고 있었다.

형수가 들어오면 내 벌거벗은 모습을 그대로 볼 게 뻔했다.

그렇다고 지금 이불을 덮자 하니 내가 자는 척하는 걸 들킬 것 같아 나는 모른 척 연기했다.

형수가 잠깐 확인하고 바로 나가길 바라면서.

그런데 형수는 내 침대 쪽으로 걸어와 아예 침대에 걸터앉는 게 아니겠는가?

나는 순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때 형수가 부드러운 손으로 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점점 아래로 향했다.

나는 너무 긴장한 탓에 몸이 뻣뻣하게 굳었고, 몸에 열기가 올랐다.

형수의 손은 너무 부드러웠다. 게다가 문제는 그 손이 내 아래를 탐색하려 하고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몰래 이런 일을 당한다는 게 나도 모르게 흥분됐다.

나는 은근히 형수가 계속하기를 바랐다.

내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도 하면 더 좋고.

“다 알고 있으니까 일어나요.”

내가 온갖 상상을 하고 있을 때 형수가 나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그 순간 나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여전히 금방 깨어난 것처럼 눈을 비볐다.

“형수님, 왜 여기 있어요?”

“집에 간장이 떨어져서 그러는 데 가서 사 올래요?”

“아, 바로 갔다 올게요.”

형수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일어나요. 왜 안 일어나는데요?”

“형수님, 저 옷도 안 입었는데 나가 계실래요?”

“이게 점점 커지는 것도 다 봤는데, 숨길 거 뭐 있다고 연기까지 해요?”

그제야 형수가 어떻게 알았는지 퍼즐이 맞춰졌다.

‘내 반응을 보고 알았구나.’

그걸 인지한 순간 쪽팔려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반응 때문에 들켰다니.

형수는 내 바지를 건네주며 나를 빤히 바라봤다.

“동성 씨가 어떻게 하면 수호 씨처럼 될 수 있을까요?”

“형수님, 형이 요즘 피곤해서 그럴 거예요. 시간을 주는 게 어때요?”

형 편을 들려고 두 마디 했더니 형수가 콧방귀를 뀌었다.

“동성 씨 요즘만 안 되는 게 아니라 계속 이랬어요. 솔직히 말하면 수호 씨 반도 안 돼요. 매번 아무 감각도 없다니까요.”

‘설마. 형이 이쑤시개도 아니고 어떻게 감각이 없을 수 있지?’

형수는 말하면서 또 나를 바라봤다.

“그런 걸 보면 수호 씨는 정말 소설에 나오는 남주 같다니까요.”

그러면서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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