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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채성휘에게 실망하다

조금 불쾌하게 시작했지만 전반적으로 잘 진행된 식사가 끝나자 하지유는 헤어지기 아쉬워 임은미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시간 나면 우리 집에 놀러 와.”

“그럴게요 어머님.”

임은미는 거짓 미소로 화답하며 손을 뒤로 빼고 인사를 건넸고 채성휘도 부모님께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은미 먼저 보내고 좀 늦게 돌아갈게요.”

“안 와도 괜찮아. 차라리 은미보고 들어오라고 해. 넌 매일 연구소 출근도 해야 하고 은미 부모님도 안 계시니까 우리가 돌봐주면 좀 더 마음이 놓이잖아.”

채은호는 임은미가 거절할까 봐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임은미를 간절히 바라보았다.

어쨌든 임은미를 쫓아낸 장본인이 바로 부모님이었으니까.

임은미는 이 당황스러운 말을 듣고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전에는 그런 말을 하지 않던 두 사람이 이제 와서 자신에게 득 볼 게 있으니 아부하는 꼴이란. 정말 아무 말도 안 한다고 사람 우습게 보는 건가?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임은미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안 그러는 게 좋겠어요. 부모님도 며칠 후면 돌아오실 거고, 게다가 남녀가 결혼도 안 하고 같이 사는 건 평판에도 좋지 않잖아요.”

그 말에 채씨 가문 부모님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고 채성휘도 조금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임은미는 못 본 척 채성휘에게 말했다.

“당신도 배웅 안 해도 돼요. 오늘 밤은 다정이네 집에 묵을 예정이고 집에 손님도 계시는데 부모님 도와서 손님 접대해야죠.”

무덤덤하고 무심한 말투에 채성휘는 곧바로 임은미가 오늘 밤 일에 대해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남아서 집안일을 처리할 기회를 주는 걸 알았기에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알았어요, 그럼 내일 보러 갈게요.”

내일 임은미에게 설명을 해 주겠다는 뜻이었다. 임은미도 그 뜻을 알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다정과 여 대표가 자신의 편을 들어준 이상 채씨 가문 어른들이 더 이상 자신과 채성휘를 반대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응어리가 남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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