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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는 좋은 결혼 상대야

여준재는 고다정이 이렇게 말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한 것처럼 의아해했다.

하지만 그도 거절하진 않았다.

다정이 진지하게 당근과 파를 조금씩 골라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집중한 그녀의 옆모습을 보며 준재의 마음은 더욱 동요되었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다른 감정이 튀어나와 천천히 그를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 그를 위해 이렇게 열과 성을 다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다정은 파와 당근을 다 골라낸 후, 자신의 접시에 담긴 야채의 절반을 섞어 준재에게 나눠 주었다.

“됐어요, 이제 먹어도 돼요.”

준재는 자기 앞에 놓인 접시를 바라보며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그는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유치원의 점심은 비교적 담백하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바로 아이들의 낮잠 시간이다.

학부모들은 자유롭게 바깥에서 돌아다니거나 교실에서 쉬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는 운동장에 앉아 있었다.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떠드니 정말 여유로워 보였다.

다정과 준재는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있었다.

한바탕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두 사람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자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로웠다.

문득 궁금해진 다정은 고개를 돌려 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 대표님, 반나절이나 아빠 체험을 했는데 어떠세요?”

준재가 대답했다.

“쉽지는 않네요.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체력을 들여야 하죠. 게다가 고 선생님은 아이가 두 명이라 다른 사람보다 두 배에 달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잖아요.”

이 말을 들은 다정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준재의 말이 맞았다. 수년 동안 그녀는 침묵을 지켜왔지만 아이를 키우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

“어쨌거나, 고 선생님, 정말 대단하세요.”

다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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