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은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었다.누군가에게 손가락질받는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그러나 그녀는 이 모든 일이 고 씨 집안과 진 씨 집안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다정이 아무리 신경 쓴다 해도 소용없었다.그녀는 진 씨 집안을 건드릴 수 없었기에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다정이 신경 쓴다면 더욱 괴롭힐 게 뻔했다.그녀는 담담하게 웃으며 임은미에게 말했다.“은미야, 난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얼른 출근해.”다정의 눈빛은 진지했고, 맞은편에 있던 은미는 눈을 깜박였다.은미는 의아한 듯 말했다.“오늘 주말이잖아. 출근 안 해.”그녀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쿠션을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난 몰라, 여기 온 김에 네가 해준 밥이 먹고 싶어!”입을 삐죽 내밀고 있는 은미의 모습은 매우 귀여웠다.다정은 피식 웃으며 감동했다.그녀는 은미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에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정은 은미 옆에 서서 팔짱을 끼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마침 잘됐네. 약밭에 가서 잡초를 뽑아야 하는데, 좀 도와줄래?”그녀는 스캔들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처럼 목소리가 밝았다.은미는 그런 다정의 모습에 몰래 한숨을 돌렸다.은미는 얼굴을 찡그린 채 오바하며 입을 열었다.“아!”그녀는 소파 쿠션에 파묻혀 있었다.은미는 다정이 만든 음식을 먹고 싶을 뿐,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다정은 그녀를 끌어 올려 엉덩이를 토닥이며 말했다.“게으른 사람은 필요 없으니까, 밥 먹고 싶으면 먼저 일을 해!”은미는 원망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입을 내밀며 동의했다.은미는 무방비 상태인 다정을 간지럽혔다.“두고 봐, 날 간지럽히고도 무사할 거라 생각해?”다정은 장난기 그득한 얼굴로 은미를 간지럽혔다.“헤헤, 하지 마. 내가 잘못했어!”두 사람은 웃고 떠들며 기분 좋은 순간을 보냈다.그들은 땀이 날 정도로 장난을 쳤다.어느새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하준과 하윤은 이미 작은 모자와 장갑을 끼고 그들을 도와줄 준
고다빈은 장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여론을 조작한다는 거야?”장미도 궁금했다.[아직 누군지 알아내지는 못했어요.]다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까놓고 말해서 고 씨 집안과 진 씨 집안 외에는 이런 능력을 갖춘 집안이 많지 않았다.‘도대체 누구인 거야?’다빈은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아 장미에게 지시했다.“기사를 내릴 방법을 계속 찾아봐!”다빈은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다빈은 바로 서재로 달려가 진시목을 찾았다.시목이 서재에서 일하고 있을 때, 다빈이 문을 열었다.“다빈아, 무슨 일이야?”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본 시목은 걱정스럽게 물었다.다빈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내 부정적인 기사가 내려가지 않았어. 오히려 더 이슈가 되고 있다고. 근데 고다정 기사만 다 내려가 있어. 누가 뒤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아. 시목 씨, 힘 좀 써서 나 좀 도와줘.”JS그룹은 광범위한 산업 분야를 다루고 있었고, 연예계도 섭렵하고 있었다.JS그룹은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그룹이었다.다빈의 말을 들은 시목은 절반 정도 처리한 서류를 내려놓았다.그는 다빈을 위로하며 말했다.“다빈아, 걱정하지 마. 바로 이 일을 조사할 사람을 붙여볼 게.”시목은 JS그룹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다빈이의 기사는 어떻게 된 일이야?”직원은 잠시 알아보더니 그에게 대답했다.[도련님, 확실히 누군가가 중간에서 방해하고 있습니다. 여론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데, 전부 도련님과 아가씨를 비난하고 있습니다.]시목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누가 그랬는지 알아냈어?”[아직 찾지 못했습니다.]직원도 난처했다.시목이 전화를 끊고 SNS를 열어 보자 그의 미간은 더 세게 찌푸려졌다.그들을 비난하는 댓글은 늘어나고 있었고, 이상하게도 다정에 대한 기사는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시목 씨, 어떻게 된 일이야? 우리 어떡해! 이러다 연예계에서 퇴출당하는 거 아니야?”다빈
이 말에 여준재는 수중의 일을 멈추었다.준재는 눈썹을 찌푸리고 잠시 침묵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다정을 찾아도 소용없어. 이 일은 결국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렇다면 그 두 집안은 아마 고다정에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남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떠났다.남준이 떠난 후, 준재는 혼자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내가 있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거야.’이때의 다정은 컴퓨터 앞에 앉아 기사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다정은 눈살을 찌푸리고 눈동자를 굴렸다.보면 볼수록 다정의 표정은 더욱 미묘해졌다.다정의 기사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다정은 SNS에‘고다정'이라는 세 글자를 검색했다. 그 결과,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다정을 욕하던 사람들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다정에게 불리한 그 어떤 발언도 찾을 수 없었다.속도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신속이었다.다정은 SNS에 대해 관심이 없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지만, 그런 다정이었음에도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이상한지는 알 수 있었다.분명 누군가가 다정을 도와 기사를 억누르고 있었다. ‘이 정도면 많은 돈을 써야 해. 도대체 누가 한 걸까?’다정이 아는 큰 인물 중 고씨 집안사람과 진씨 집안사람도 아닌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설마, 여 대표님?’다정은 눈을 크게 떴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럴 리가 없었다. 또 불가능하다고 느껴졌다.“여 대표님한테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데, 나를 도와줄 이유가 없잖아.”다정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준재는 이런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정은 자신과 준재의 관계가 그 정도로 가깝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럼 도대체 누가 이런 거지?’다정은 모든 정신을 집중해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찾고 싶었다.다정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고경영이었다.갑자기 다정의 표정이 싸늘해지더니 그 전화를 거절했다. 이미 어머니의 목걸이는 가져왔으니 더 이상 고씨 집
전화를 끊은 고다정은 얼굴이 새파래진 채 관자놀이를 비볐다.‘왜 저런 사람이 내 친아빠인 거야!’화가 치밀어 오른 다정은 목이 메어 기침을 두어 번 했다.하윤과 하준은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두 아이는 다정의 양옆에 서서 걱정하는 얼굴로 바라봤다.“엄마, 왜 그래요? 누가 괴롭혔어요?”하준은 다소 화를 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은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엄마, 괜찮아요? 화내지 마요.”하윤은 다정의 팔을 잡아당겼고 목소리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다.사랑스러운 자신의 두 아이를 보자 다정은 순간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았다.“엄마는 괜찮아.”두 새끼 고양이도 야옹야옹 울며 달려와 다정의 손을 핥았다.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 그 장면은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웠다.다정은 이내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적어도 다정에게는 진정한 가족이 있다. 아이들과 외할머니는 다정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강말숙과 임은미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그녀들은 아이들과 다정의 대화를 모두 듣고 있었다.‘아마 또 진씨 집안이나 고씨 집안사람이 전화했겠지.’말숙은 뉴스를 보지도 않았고, SNS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두 집안은 절대 다정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외할머니.”다정은 서둘러 일어나 외할머니를 부축하며 앉혔다.말숙은 앉자마자 다정에게 물었다.“다정아, 방금 전화한 사람은 누구니?”다정은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알렸다. 아니, 숨길 필요도 없었다. “고경영이요, 고씨 집안과 고다빈 일이 아니면 그 사람이 저한테 전화할 이유가 뭐 있겠어요.”다정은 콧방귀를 뀌었고, 그런 경영을 생각하니 구역질이 났다.말숙은 의아해하며 물었다.“고씨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결코 말숙은 고씨 집안을 걱정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손녀가 그들과 연루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다정은 할머니의 옆에 앉아 어쩔 수 없이 상황을 설명했다.“누가 인터넷에 고경영이 바
저녁 식사 후, 임은미는 집으로 돌아갔다.하준과 하윤은 엄마를 도와 하준은 설거지하러 갔고, 하윤은 식탁을 닦고 의자를 정리했다.스스로 자신을 돕는 아이들을 본 고다정은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하윤은 집안일을 마치고 다정에게 달려가 부드럽고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또 뭐 하면 돼요?”다정은 잠시 생각을 한 뒤, 입을 열었다.“오빠가 설거지를 끝내면 엄마랑 국어공부 하자. 어때?”이번 해가 지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쳐줘야 했다.다정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사용할 교재들도 미리 사 놓았다.‘미리 공부를 해 놓는다면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더욱 수월해질 거야.’‘예습은 해도 나쁠 게 없잖아.’이를 생각한 다정은 매우 흡족했다.하윤이 잠깐 생각하더니, 곧 손뼉을 치며 대답했다.“좋아요! 하윤이는 배우고 싶어요!”하윤은 조그마한 송곳니까지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정말 활기차고 귀여웠다.다정은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하준아, 설거지 다 했니?”“네, 엄마!”하준은 대답한 뒤, 다정에게 달려갔다.“오빠, 엄마가 우리한테 단어를 알려주신대!”하윤은 오빠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하준이 다정을 바라보니 하윤은 매우 신나 보였다.하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은 그들에게 말했다.“방으로 가자. 오늘 엄마가 3학년 내용을 가르쳐 줄게!”다정은 미리 준비한 교재를 꺼내 아이들 방으로 들어갔다.그런 다음 책상 중앙에 앉아 양옆으로 아이들을 앉혔다.“자, 엄마랑 같이 읽어보자. ‘속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기만 아는 비밀스러운 내용이야.”교재에 나온 단어를 가리키며 아이들을 정성껏 가르쳤다.“저도 알아요, 엄마.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은 진심, 맞죠?”하윤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은 다시 종이를 꺼내 두 아이에게 받아쓰기 연습을 시켰다.“엄마, 우리 말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받아쓰기도 어렵지 않죠.”네 권의 교재를 다 읽은 하준은 어깨를 으쓱거렸고, 하윤도 하준과 같은 생각을 했다.“엄
고다정의 서재에 있는 고대 의학 서적 중 한 권은 약용 식단에 관한 것이었다.어젯밤, 다정은 책을 읽다가 날을 지새웠다.다정이 동의한 이상, 여준재에게 감사해야 했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취해야 했다.약식은 활력을 돋게 해주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신수 노인은 다정의 말을 듣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다정이가 준비하는 약이라면, 아주 특별한 조합임이 틀림없어.’신수 노인은 다정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아주 조금.신수 노인은 가슴을 두드리며 문제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다정아, 무슨 약재가 필요하니? 지금 바로 소연이한테 꺼내 오라고 할게.”다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필요한 약재가 너무 많아 말로 다 하지 못했다.“리스트를 적어서 드릴게요.”다정은 밝은 얼굴로 신수 노인에게 말했다.신수 노인은 긍정적인 태도로 솔선하여 펜과 종이를 가지러 갔다.“잠시만 기다리거라.”다정은 예쁜 글씨체로 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다.신수 노인의 과도한 추궁을 방지하기 위해, 다정은 꼭 필요한 약재만 적었다.만약 신수 노인에게 처방전을 공유한다면, 아마 오늘 다정은 집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신수 노인은 다정의 리스트를 살펴보았다.그 종이에는 흔치 않은 약재들이 많이 적혀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신수 노인은 다정이 있는 틈을 타 물었다.“다정아, 이 약재들은 뭐니?”신수 노인은 리스트에 있는 약효 성분을 가리키며 수염을 쓰다듬었다.처방을 고민하던 다정은 힐끔 쳐다보고 성실하게 대답했다.“이건 반설련이에요. 일반 설련을 인삼 물에 담근 후, 열흘간 햇빛에 말리면 설련이 노랗게 변해요. 그게 반설련입니다.”신수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했다.“왜 인삼 물에 담가야 하니?”인삼과 설련의 약효는 상극이었다.인삼으로 우려낸 설련은 병을 고칠 수 없을뿐더러 독이 될 수 있었다.다정은 한숨을 쉬며 신수 노인에게 대답했다.“설련이 인삼을 만나면 독이 되지만, 햇볕을 쬐면 독성을 없앨 수 있어요. 반설련은
오후가 되자 고다정은 여준재의 집으로 향했다.다정은 행여나 길을 잘못 들었을까 준재가 보내준 주소를 반복해서 확인했다.준재가 사는 곳은 제란원이었다.다정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모던한 스타일의 별장과 넓은 정원이었다.공기는 신선하고 상쾌했다.다정은 탁 트인 시야에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역시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환경이 정말 좋았다.정원의 배치도 관광지처럼 매우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언뜻 보면 전문 디자이너가 특별히 디자인한 것 같았다.집사는 일찍이 별장 문 앞에 서서 다정을 기다리고 있었다.집사는 다정을 보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고 선생님이시죠? 반갑습니다. 전 여 대표님의 집사, 이상철입니다. 편하게 이 집사라고 불러주세요.”다정은 정중하게 인사하며 악수하였다.“안녕하세요, 이 집사님.”“대표님께서 미리 말씀해 주셔서 고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얼른 들어오세요.”상철은 정중하게 다정을 집으로 들였다.별장에 들어간 다정은 두 눈을 의심했다.방의 장식은 주로 무채색이었으며, 심플하고 무난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무의식적으로 벽을 본 다정은 비싸 보이는 벽화와 장식품들에 놀랐다.어느 것 하나도 고급스럽지 않은 건 없었다.다정은 감탄하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역시 여씨 집안이야. 대단해.”상철은 다정에게 차 한 잔을 내어주며 앉혔다.다정은 지체하지 않고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이 집사님, 전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오늘 여 대표님께 드리는 약재는 약식으로 사용되는 거예요. 괜찮으시면 최훈 요리사님을 불러주시겠어요?”상철은 그런 다정의 말에 최훈을 불렀다.훈은 서둘러 왔고, 여전히 조리복을 입고 있었다.딱 봐도 요리하다 다정에게 달려온 모양이었다.“고 선생님, 무슨 일입니까?”훈은 다정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상철은 미리 훈에게 대표님의 주치의이고 귀한 손님이므로 잘 대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탁했다.“대표님을 위한 약식을 만들려면 먼저 이 두 가지 약재를
고다정은 그의 생각을 한눈에 꿰뚫어 보았다.다정은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렸고, 그런 모습은 꽤 귀여웠다.“약식이니 약 맛이 나겠죠. 하지만 약식과 한식은 완전히 달라요. 식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재는 대부분 향긋하고 조리법도 아주 독특해요.”다정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자신의 요리 실력에 자부심이 있었다.그런 다음 다정은 한 마디 덧붙였다.“제 요리 실력까지 더해졌으니, 맛은 괜찮을 거예요. 못 믿겠다면 한 번 드셔보세요!”그렇게 말하며 다정은 준재에게 국을 한 숟갈 떠 주었다.다정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웠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여준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마치 아내가 남편에게 간을 보라며 먹여주는 모습과 같았다.그의 마음이 요동치는 동안 다정이 들고 있던 숟가락은 준재의 입 앞까지 왔다.“얼른 드셔보세요.”정신을 차린 준재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아주 피곤한가 봐.’준재는 한 숟갈 받아먹었다.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고, 단맛이 가미되어 있었다.‘고 선생 말이 맞아. 정말 맛있잖아?’준재는 곧바로 칭찬했다.“맛있네요.”다정은 그의 말에 만족한 듯,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말했잖아요.”‘역시 내 요리 실력은 죽지 않았어.’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벌써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여 대표님,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먼저 들어가 볼게요.”그렇게 말하고 다정은 소파 위에 있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잠시만요.”준재는 다정을 붙잡았고, 다정은 의아한 얼굴로 돌아섰다.“더 필요하신 게 있나요?”다정의 가족들은 다정을 기다릴 게 뻔했다. 다정의 머릿속에는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손녀를 걱정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준재의 이목구비는 조명에 비쳐 더욱 자기주장을 띠고 있었다.준재는 가볍게 웃으며 다정을 향해 눈썹을 치켜떴다.“오신 김에 밥이라도 드시고 가세요. 여기까지 오셔서 보양탕을 끓여주신 고 선생님께 너무 감사해서 그래요.”사실 준재는 왠지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