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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나상준이 이런 모습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줄 몰랐던 차우미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반응하며 입을 열었다.

“깼어?”

손에 들려 있던 약을 내려놓은 뒤 허리를 굽혀 그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상준 씨 열나는 것 같아. 심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해열 시트를 붙여줬으니 열은 내렸을 거야. 어디가 아픈지 나에게 말해주면 내가 먹어야 약들 챙겨줄게.”

차우미는 마치 의사가 된 듯 부드럽고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맥을 짚어 주는 것만 빼고 말이다.

나상준은 자신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진지한 얼굴과 눈빛을 하고 있었고 심지어 가슴 아파하는 것도 같았다.

그녀가 가슴 아파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나상준의 눈빛이 움직였다.

“목이 불편해.”

나상준이 말하지 않아도 차우미는 전보다 더 갈라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알 수 있었다.

그의 갈라진 목소리는 마치 그가 아닌 다른 사람 목소리 같았다.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불편한데? 목이 타는 느낌이야? 아니면 아픈 느낌? 아니면 간지러워?”

“아파.”

차우미는 바로 이해가 됐다. 그녀는 계속 이어 물었다.

“다른 곳은 어디 불편한 곳 없어?”

나상준이 그녀를 바라봤다.

“머리 아파.”

차우미의 찌푸려졌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

“그리고?”

“힘이 없어.”

“그리고?”

“말하고 싶지 않아.”

“...”

긴장하던 차우미는 나상준의 마지막 대답을 듣고 멍해졌다.

만약 하성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빵 터졌을 것이다.

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나상준의 말에 말이다.

차우미는 입술을 벌린 채 나상준을 바라봤다. 차우미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고 농담은 더더욱 없었다. 차우미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알았어. 약 챙겨줄게.”

말을 마친 그녀는 일어나서 약을 가지러 갔다.

나상준은 소파에 앉아 차우미가 진지한 모습으로 약을 신중히 고르는 모습을 바라봤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상준은 이런 말들을 하지 않았을 것이며 더욱이 의사 면허증도 없는 사람한테 약 처방을 받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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