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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곧 꺼지겠네. 그냥 다녀와야겠다. 너 필요한 거 없어? 음료수라도 사다 줄까?”

차우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괜찮으니까 빨리 다녀와.”

“그래. 빨리 갔다가 빨리 올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간호사 호출해.”

“알아. 걱정 말고 다녀와.”

손을 다친 것 외에 다른 곳은 괜찮았기에 하선주는 안심하고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병실 문이 닫히고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차우미는 어두운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요 며칠 사이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오늘 차에서 내리기 전, 자신의 손을 잡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차우미는 붕대를 칭칭 감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벌써 열 시간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피식 웃고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별다른 일 없으면 모레가 퇴원하는 날이었다. 아마 퇴원한 뒤로는 그쪽과 다시 접점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낮에 많이 자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차우미는 일어나서 복도를 좀 걷기로 하고 침대를 내렸다.

똑똑!

경쾌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차우미는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머리에 붕대를 감고 환자복을 입은 임상희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뒤로 주혜민도 따라서 안으로 들어왔다.

차우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임상희는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생기는 충만해 보였다.

“왜 사람이 아무도 없어?”

임상희는 자기 집에 온 것처럼 스스럼없이 안을 둘러보았다.

병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소녀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차우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임상희를 보고 담담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임상희는 입에 막대사탕을 문 채,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숙모한테 들었는데 날 구해준 사람이 여기 입원해 있다고 해서 감사 인사라도 하려고 왔어.”

말을 마친 임상희는 차우미의 가까이로 다가가서 또박또박 말했다.

“구해줘서 고마워.”

말을 마친 소녀는 무해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거만하게 턱을 치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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