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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아니야, 됐어.”

그들의 3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그녀는 이혼 후에도 그렇게 되기를 바랐다.

오늘 밤 병실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와는 멀리 떨어지는 게 서로에게 좋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

온이샘은 담담한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휠체어를 끌고 병실로 들어갔다.

나상준은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짜증을 느꼈다.

열 시가 넘어 병원은 점차 인기척이 줄어들고 고요가 찾아왔다.

나상준은 병원 밖 가로등 밑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상황 보고를 듣고 있었다.

“8시 40분, 여가현 씨가 병원을 떠나셨습니다. 8시 50분, 온이샘 씨와 차동수 씨가 병원을 나갔고요. 9시에 차우미 씨의 어머님께서 병실을 나가셨습니다.”

“9시 20분에 임상희 씨와 주혜민 씨가 차우미 씨의 병실에 들어가셨고 9시 25분에 대표님께서 병실 복도에 나타나셨습니다.”

나상준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담배 연기를 허공에 내뱉고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이 다시 조용해졌다.

허영우는 조용히 그의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지시는 들려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전화를 끊지도 않았기에 그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상사의 태도가 조금 이상했다.

그와 오랜 시간 함께했지만 그가 감정기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조용히 지시를 기다렸다.

“주영그룹의 공동 투자 제안을 받아들이고 계약서 준비해.”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허영우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어졌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허영우는 주영그룹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했다. 주영그룹은 부동산 업계에서 큰 업적을 이루어내며 최근 10년 사이 일류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주영의 발전도 조금 주춤하게 되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제는 내리막길만 남았다. 주영도 최근 2년 사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다른 사업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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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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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설마.. 차우미가 주혜민한테 행패부린줄 아는거야? 그럼.. 나상준 인간도 아니다 ㅜㅜ 3년동안 살면서 차우미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텐데 진짜 내가 더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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