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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차우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선배는 원래 좋은 사람이었어.”

하선주는 딸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안색이 전보다 창백한 것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너 안색이 왜 그래?”

“아줌마.”

이때, 온이샘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저녁에 간병인 여기 있을 테니까 호텔까지 모실게요. 오늘 저녁은 제가 여기 있을 테니까 푹 쉬세요.”

“응? 자네가?”

하선주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두분도 왔다갔다 하느라 피곤하셨을 거잖아요. 병원에는 저랑 간병인이 있을 테니 돌아가서 아저씨랑 푹 쉬세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하선주는 저도 모르게 딸의 눈치를 살폈다. 예상 외로 차우미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선주는 뭔가 달라진 것을 느끼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아까 우미랑 얘기를 나눠봤는데 두분 연세도 있으시고 밤새 병실을 지키는 게 힘드실 것 같다고 해서 오늘은 제가 밤에 남기로 했어요. 걱정 마세요. 제가 우미 잘 돌볼게요.”

하선주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딸의 표정을 다시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아프면 우미도 걱정할 테니까. 그럼 우리 우미 잘 부탁해. 자네가 수고가 많아.”

“수고는요. 제가 할 일인 걸요.”

“당연한 게 어딨어. 자네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우미야, 엄마는 호텔로 돌아갈 테니까 푹 자. 나 배웅할 필요 없어.”

하선주는 그 자리에서 짐을 챙겨 일어났다.

온이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차우미에게 말했다.

“쉬고 있어. 아줌마 바래다드리고 올게.”

차우미는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녀가 뭘 원하는지 말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모든 걸 처리해 주고 있었다.

차우미는 어쩌면 이 선배와 한번 만나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을 거둔 그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다.

굳은 표정으로 병실에 들어오던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자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이대로 다시 만나지 말고 서로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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