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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3화

강한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가 이미 뱃속에 있는데, 이 여자는 대가 끊긴다는 말을 입밖에 내뱉을 수가 있어?’

송가람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현진 씨, 현진 씨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 안 해요?”

‘이거 봐. 아무리 잘 감추고 있는 것 같아도 결국엔 이 말에 멘탈이 흔들리잖아.’

만약 강한서가 그런 피드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면 그건 공개적으로 송가람과의 사이를 부인하는 것은 물론 송가람의 희망을 잘라내는 것이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을 테였다.

한현진은 느릿하게 설명했다.

“가람 언니, 왜 이렇게 흥분하세요. 저도 알아요. 언니가 말했던 것처럼 언니는 제 약혼남에게 다른 마음이 없겠죠. 하지만 강한서 씨는 지금 기억을 잃었고 또 언니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으니 솔로인 남녀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만약 강한서 씨가 언니에게 흔들리기라도 한다면요?”

“아빠는 저와 결혼했던 강한서 씨가 또 언니까지 건드리는 일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강한서 씨에게 두 사람 사이를 해명하라고 하는 건 단지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 아빠가 화내시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것뿐이에요. 안 그래도 아빠가 혈압도 높으신데, 그건 아빠에겐 너무 충격적인 일이잖아요.”

입술을 바들바들 떠는 것을 보니 송가람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모양이었다.

“정말 아빠를 위한 일이에요? 아니면 현진 씨 사적인 욕심 때문이에요?”

한현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송가람을 쳐다보았지만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 눈빛은 한현진의 의사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또 어쩔 건데요?”

송가람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러나 한현진은 더 이상 그녀에게 눈빛도 주고 싶지 않아 바로 강한서에게 물었다.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만약 두 가지 모두 선택하지 않는다면요?”

강한서의 대답에 송가람은 마음속으로 못내 기뻐했다. 그녀는 강한서의 그 대답이 자기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부끄러움에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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