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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6화

강한서는 한현진을 무시한 채 웨딩 사진을 지나쳐 한현진의 짐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위층에서 청소하고 있던 도우미 아주머니가 소리를 듣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 돌아오셨어요?”

강한서가 간단히 인사를 받고는 테이블 위의 물건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모님, 한현진 씨 짐 게스트룸에 옮겨주세요.”

황씨 아주머니가 당황하며 되물었다.

“게스트룸에요?”

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현진 씨는 제 기억 회복을 돕기 위해 잠시 여기서 지낼 거예요. 짐 정리 좀 같이 해주세요.”

황씨 아주머니도 물론 강한서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을 완전히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황씨 아주머니는 정인월의 당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대표님, 게스트룸에는 사람이 묵을 수 없어요.”

강한서가 멈칫했다.

“게스트룸이 그렇게 많은데, 전부 안 된다는 건가요?”

황씨 아주머니가 겨우 대답했다.

“네.”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던 강한서는 한 방 한 방문을 열고 확인에 나섰다. 결과, 안방을 제외한 모든 방에 침대가 놓여있지 않았다.

황씨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난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인월은 어젯밤 급히 사람을 불러 모든 게스트룸에 있던 침대를 가져가 버렸다. 당장이라도 두 사람을 한 침대에 묶어버리기라도 할 듯한 기세였다.

강한서가 입술을 앙다물고 한현진을 바라보았다.

한현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설마, 제가 할머니께 이런 부탁을 드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강한서는 말이 없었다.

그 모습에 한현진은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뜨렸다.

“제가 지금 강한서 씨를 상대로 뭘 할 수나 있어요? 그리고, 정말 강한서 씨가 절 원하지 않는다면 거기가 서기나 하겠어요?”

멍해졌던 강한서가 곧 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고 귀가 빨개졌다. 그는 붉으락푸르락해진 얼굴로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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