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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그는 사람이 아니다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얼굴이 시뻘건 강성문이 몸을 비틀거리며 병실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술에 취한 게 분명했다.

강성문은 하영도 있는 것을 보고 얼굴에 즉시 웃음기를 띠었다.

“아, 우리 하영이도 있었네!”

양운희는 강성문을 노려보며 날카로운 말을 했다.

“여기 뭐 하러 왔어?! 나가요!!”

하영은 얼른 일어나서 양훈희를 다독였다.

“엄마, 화내지 마세요. 수술 마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화내시면 몸에 안 좋아요.”

강성문은 입을 삐죽거렸다.

“돈 좀 줘라…… 그러면 갈게!”

하영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강성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빠, 엄마 아직 병상에 누워 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엄마한테 돈을 내놓으라고 해요?”

강성문은 하영을 노려보았다.

“너희 엄마는 네 돈으로 편안하게 병원에 누워 있는데, 나는? 집도 절도 없이, 오갈 데도 없고…… 매일 길거리에서 자는 거 모르지?”

순간 강성문은 자신이 한 말실수를 깨닫고는 얼른 입을 다물었다.

하영과 양운희 두 사람은 분명히 들었다.

양운희는 인간에게 질려 버린 듯 강성문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 방금 뭐라고 했어? 집? 집으로 뭐했는지 당신이 제일 잘 알 텐데!”

강성문은 배 째라는 식이었다.

“빚 갚았다. 됐냐?”

“정말 너무하네……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 있지…….”

“아…… X발, 내가 네 돈 썼어?!”

하영은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머릿속이 텅 비었다.

3년.

아버지의 빚을 짊어진 지 꼬박 3년이다.

어머니에게 작은 보금자리라도 만들어 드리려고 집을 장만했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다.

하영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왜?”

그녀는 중얼중얼 입을 열었다.

말다툼하던 강성문은 초조하게 하영을 바라보았다.

“뭐가? 왜?”

“왜 아빠는 이렇게 자기밖에 몰라요? 어찌 나와 엄마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아요?”

하영이 물었다.

“너랑 네 엄마 생각해서 집을 판 거야…… 내가 빚을 갚아야…….”

“빚이요?”

하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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