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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클라우드 리조트에서.

무성한 숲으로 뒤덮인 클라우드 리조트는 낮에 부자들이 휴가를 즐기는 곳이긴 했지만 저녁에는 굉장히 위험했다. 날짐승과 포악한 맹수들이 오고 갔기에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숲 한가운데에는 밀폐된 작은 지하실이 있었다. 주위에는 가시덤불밖에 없는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마치 도깨비불이 존재하듯이 푸른빛을 발하곤 했다.

차설아는 구덩이에 앉아 있었는데 습한 공기에서 곰팡이 냄새가 풍겼다. 가끔 가다가 쥐나 바퀴벌레가 그녀의 옆을 기어다녔는데 차설아는 무서운 표정 하나 없이 덤덤했다.

‘흥, 남희진도 참 멍청해. 날 이 방공호에 가두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 난 아주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한테서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을 배웠다고.’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지옥 같은 환경에 처해있었으면 무서워서 벌벌 떨었겠지만 차설아는 아니었다. 그녀는 일말의 무서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사실 차설아에게는 탈출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곧 죽을 사람처럼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차설아는 돌로 바닥을 문질러 불을 피운 후 그 불빛을 빌려 벽에 뭔가를 슥슥 적어내려갔다.

“10, 9, 8, 7...”

그녀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처음 약속한 대로라면 배경수는 아마 남해진의 사람을 이끌고 지금 그녀를 ‘구하러’ 이곳으로 오고 있는 중일 것이다.

차설아는 행여나 비참해 보이지 않을까 봐 또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고는 바닥에서 먼지를 한 줌 쥐어 얼굴에 벅벅 문질렀다.

아니나 다를까, 차설아는 곧 전력질주하는 오프로드 카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왔다.

그녀는 재빨리 불을 끄고 ‘비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었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철컥’ 소리와 함께 방공호의 철문은 확 열렸다.

달빛으로 차설아는 커다란 몸집의 누군가가 위에서 뛰어내려온 걸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는 비참한 목소리로 구해달라며 애원하려고 했는데 곧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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