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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하지만 경윤이의 미래를 위해 그녀는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날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머리를 풀어헤치고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말랐던데 그 모습을 보니 심지어 그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차설아는 묵묵히 손가락을 조이었는데 목구멍도 조여왔고 가슴은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그것은 모두 표상입니다. 이 여자는 무고한 척을 하며 사람들의 동정을 사는데 실제로는 매우 악랄하고 냉혹하죠. 그녀 같은 여자는 감정이 없습니다. 저는 제 진심으로 그녀를 치유하고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그녀로 인해 나락으로 끌려들어 가 버렸죠!”

“허허, 정말 본인은 잘못이 없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남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다룰 수 없어서 화를 내고... 그것만 봐도 임채원은 불쌍한 여자예요. 사랑한다고 했던 남자들이 결국 그녀를 포기했잖아요.”

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자는 다 똑같을 거다. 그래서 임채원과 원수라고 할 수도 있는 사이인데 어느 순간 임채원과 같은 감정을 느꼈었다.

“그녀가 나와 경윤의 그 영상들을 가지고 당신과 나를 협박하는 것만으로 이 여자는 이미 뼛속까지 썩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죠, 전혀 동정할 가치가 없어요. 당신이 그녀를 절벽 아래로 밀어 내린 것은 결코 당신을 탓할 수 없어요, 그녀가 너무 지나치다는 걸 저도 알거든요!”

강우혁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날 밤 당신도 현장에 있었고 나와 그녀의 충돌을 보았고 또 내가 그녀를 어떻게 절벽에서 밀어 내렸는지 보았단 말인가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차설아도 이미 매우 평온해졌고 이 사고를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녀는 살인범인 셈이다.

그날 밤 임채원은 온갖 험담을 쏟아냈는데 그 목적은 원이를 내놓거나 배경윤과 강우혁의 사적인 영상을 공개하거나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신의 자식이고 하나는 자신의 절친이었다.

두 사람 모두 조금의 상처도 받아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 이성을 잃은 그녀는 앞으로 달려가 임채원이 들고 있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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